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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3.26 14:50 수정 : 2018.03.26 21:15

지은희가 25일(현지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 클래식 우승트로피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누리집

14번홀 홀인원 결정적…최종합계 16언더파 1위
지난해 10월 8년3개월 만에 통산 3승 뒤
5개월 만에 다시 정상 ‘제2의 전성기’ 평가

지은희가 25일(현지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기아 클래식 우승트로피를 들고 밝게 웃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누리집
“월트 디즈니도 지은희보다 더 황홀한 마무리(thrilling finish)를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12년차 베테랑 지은희(32). 그가 멋진 홀인원 한방으로 5개월 만에 다시 우승을 일궈내자, 엘피지에이닷컴의 콘텐츠 생산자인 에이미 로저스는 이렇게 그의 우승을 묘사했다. 지은희는 평소 미키 마우스를 좋아해 그런 별명도 가지고 있다.

26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즈배드의 아비아라골프클럽(파72·6558야드)에서 열린 2018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기아(KIA) 클래식(총상금 180만달러·약 19억4400만원) 최종 4라운드. 지은희는 홀인원 1개와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70+68+67+67)를 기록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우승상금 27만달러(약 2억9000만원). 크리스티 커, 리젯 살라스(이상 미국)를 2타 차 공동 2위로 따돌렸다.

2007년 미국 투어에 데뷔해 한국 선수들 중 최고참인 지은희는 지난해 10월 스윙잉 스커츠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무려 8년3개월 만에 새로운 우승(통산 3회째)을 일궈낸 이후 다시 5개월 만에 정상에 올라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줬다. 2008년 6월 웨그먼스 엘피지에이에서 미국 투어 데뷔 2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그는 2009년 메이저대회인 유에스(US)여자오픈을 제패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부진했고 지난해 10월 재기에 성공했다.

지은희의 KIA 클래식 4라운드 스윙 모습. 한화큐셀 골프단 제공
이날 우승은 14번홀(파3·166야드) 홀인원이 결정적이었다. 불안하게 1타 차 선두를 달리던 지은희는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로 빨려들어가 일거에 2위 그룹에 3타 차로 앞서며 우승을 사실상 굳혔다. 이후 15번홀(파4)에서 4라운드 첫 보기를 기록하며 흔들렸지만, 추격하던 크리스티 커가 17번홀(파5)에서 1타를 잃으면서 타수 차는 좁혀지지 않았다. 지은희는 18번홀(파4)에서도 보기를 범했으나 우승에는 영향이 없었다. 지은희는 우승 상금 말고도 부상으로 기아자동차 세단 스팅어를 받았고, 홀인원 부상으로도 기아자동차 쏘렌토를 챙겼다. 그는 “그동안 여덟번 홀인원을 했지만 부상을 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좋아했다.

지은희는 경기 뒤 “오늘 샷 감이 좋았고, 퍼트도 잘 들어갔다. 다음주 메이저대회(ANA 인스퍼레이션)를 앞두고 자신감을 얻게 돼 만족한다. 앞으로 세계 1위가 목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어제 14번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멈춘 자리가 오늘 핀 위치와 비슷했다. 그래서 오늘도 7번 아이언을 잡았고 공이 날아가는 모양새가 좋아 보였다”고 홀인원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오늘 핀 위치는 152야드 정도였기 때문에 7번 아이언으로 145야드 정도를 보고 뒷바람을 계산했다. 옆에 있던 리젯 살라스가 ‘홀 안으로 덩크슛이 들어갔다’고 말해줬다”고 했다.

지은희는 “겨울에 스윙 교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 덕에 드라이브샷이나 아이언 거리가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와 비교를 해달라’는 질문에 “드라이버가 잘 맞으면 20야드(약 18m) 정도 더 나간다. 두 클럽 정도 더 짧게 잡을 수 있는 셈”이라고 답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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