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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7.11.07 08:59 수정 : 2017.11.07 20:32

박성현의 벙커샷 모습.

박성현 ‘세계랭킹 1위’ 등극
LPGA 사상 신인 최초 대기록
사원스런 장타로 ‘닥공’ 신드롬
신인상 확정…시즌 상금도 선두
‘올해의 선수’까지 거머쥔다면
낸시 로페즈 이어 첫 동시 석권

박성현의 벙커샷 모습.
“갑작스럽게 접한 결과라 어리둥절하고,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말 그대로 ‘가문의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7일 오전(한국시각)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마침내 세계 1위에 등극한 ‘남달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은 자신의 매니지먼트사인 세마스포츠마케팅을 통해 이렇게 소감을 밝혔다. 그는 랭킹포인트 8.4056으로, 8.3818의 유소연(27)을 제치고 여자골프 최정상 자리에 올랐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신인이 이런 영광을 차지한 것은 2006년 세계랭킹 제도가 도입된 뒤 처음이다.

이미 시즌 2승을 올린 박성현은 4주 전 일찌감치 신인상(올해의 루키)을 확정한 바 있다. 지난 19주 동안 1위를 달리던 유소연은 지난주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33위로 부진하면서 랭킹포인트가 8.6487에서 8.3818로 떨어져 2위로 밀렸다. 2위를 달리던 박성현은 토토 재팬 클래식에는 불참했으나 불과 0.0238점차로 유소연에게 앞섰다. 한국 선수가 1위에 오른 것은 신지애(25주), 박인비(92주), 유소연(19주)에 이어 박성현이 4번째다. 또 뉴질랜드 국적의 한국계 리디아 고가 104주 동안 1위 자리를 지킨 바 있다.

서울 유현초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박성현은 20대 초반까지는 주목을 끌지 못한 그저 그런 선수였다. 국가대표 등 엘리트 코스도 거치지 않았다. “조용한 성격이며 사교성이 부족하지만 활동성이 있다. 친해지면 무한 믿음을 준다.” 2012년 10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선수로 입회하면서 자기소개서에 남긴 글에서 내성적이고 묵묵한 그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2013년엔 2부 투어(드림투어)와 3부 투어(점프 투어)를 전전해야 했다. 1부 투어엔 고작 3번 출전했고 7위가 최고 성적이었다. 2014년 1부 투어에서 본격 활약했지만, 당시 ‘신인 빅3’로 불린 백규정·고진영·김민선이 빛을 발하는 가운데 24개 대회에 출전해 10번이나 컷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시즌 상금 순위도 34위였다.

그러나 캐디백에 ‘남달라’라고 새기며 새로운 각오로 임한 박성현은 2015년부터 장타자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두각을 나타냈고, 메이저대회인 제29회 한국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스타 탄생을 알렸다. 그가 시원스럽게 날리는 장타, 그리고 남다른 용모에 팬클럽까지 생겨 대회 때마다 구름 갤러리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해 시즌 3승과 상금랭킹 2위로 성공적으로 마쳤고, 지난해에는 20개 대회에 출전해 무려 7차례 우승하고 시즌 상금도 13억3300여만원을 벌어 국내 여자투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박성현은 올해 미국 투어에 공식 데뷔해 지난 7월 메이저대회인 유에스(US)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8월 캐나디안 퍼시픽 여자오픈에서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시즌 상금(216만1005달러)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 그리고 베어트로피를 주는 평균타수 부문에서는 각각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 역사상 가장 빠른 7개월13일(19개 대회 출전) 만에 상금 200만달러를 돌파한 선수로도 기록됐다. 또 유에스여자오픈 우승으로 100만달러 돌파도 가장 빠른 4개월14일(14개 대회 출전) 만에 이뤄냈다.

8~11일 중국 하이난섬에서 열리는 블루베이 엘피지에이 출전을 위해 현지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는 박성현은 “랭킹 때문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랭킹이 올랐다는 사실보다 앞으로 나의 플레이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블루베이 엘피지에이와 시엠이그룹(CME Group) 투어 챔피언십(16~19·미국 네이플스) 등 2개 대회를 남겨놓고 있는데, 여기서 선전하면 올해의 선수까지 노려볼 만하다. 한 시즌에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동시에 석권한 것은 1978년의 낸시 로페즈가 유일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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