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지현이 3일 2017 한화 클래식 우승 확정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시즌 2승째 “나도 메이저 퀸”
“철인 3종 하는 아버지와 4승 일궜다”
프로데뷔전 최혜진 이글 잡으며 공동 5위
|
오지현이 3일 2017 한화 클래식 우승 확정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로 역대 최다 우승상금 3억5000만원이 걸린 2017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를 주름잡는 김인경과 에리야 쭈타누깐(타이), 노무라 하루(일본), 제시카 코르다(미국) 등이 출전했지만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바로 오지현(21·KB금융그룹)이다. 오지현은 3일 강원도 춘천 제이드팰리스골프클럽(파72·6753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69+69+65+72)를 기록하며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김지현(26·롯데)을 2타 차 2위로 따돌렸다. 통산 4승째. 전날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7개 잡아내며 13언더파 단독선두로 나선 게 우승 원동력이었다.
|
오지현이 9번홀에서 파세이브를 한 뒤 캐디를 하는 아버지(오충용)한테 공을 건네주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데뷔 4년차인 오지현은 신인 때만 빼고 올해까지 매년 한차례씩 우승했다. 지난 6월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서 시즌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경기 뒤 오지현은 “메이저대회라 모든 선수들이 욕심을 냈는데 우승해서 기쁘다. 좋은 기억이 오래갔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프로 데뷔전에서 공동 5위로 선전한 최혜진이 경기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
프로 데뷔전을 치른 ‘무서운 10대’ 최혜진(18·부산 학산여고3)은 이날 이글 1개에 버디 6개, 보기 1개로 1~3라운드 부진을 털어내고 6언더파 공동 5위로 선전했다. 쭈타누깐은 1, 2라운드 합계 19오버파 꼴찌로 일찌감치 보따리를 싸야 했고, 올해 여자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김인경은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4개로 6언더파 282타 공동 5위로 마쳤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오지현 경기 뒤 공식 인터뷰 내용>(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경기 소감은?
“좋은 코스에서 열린 좋은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서 기쁘다. 첫 메이저 우승이라 남다르게 느껴진다. 좋은 기운 얻고 집에 돌아가게 돼서 행복하다.”
-4타 차 리드였는데, 부담 없었나?
“다행히 어제 잘 쳐서 4타 차 리드를 잡고 최종라운드에 마음 편하게 임할 수 있었다. 코스가 어제보다 까다로워서 오늘은 스코어를 지킨 것에 만족하지만 힘든 하루였다.”
-제주에서의 역전패 기억이 발목을 잡은 순간은 없었나?
“없었다. 그 대회에서는 배운 점이 정말 많았다. 진영 언니에게도 많이 배웠고. 아쉬운 대회가 아니라 많이 배우고 느낀 대회였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선수로서 성숙하고 성장한 것 같나?
“이번 대회 우승으로 성숙했다기보다는 매년 조금씩 성숙하고 성장했다고 느낀다. 그래도 매년 1승씩 거두는 징크스를 깨서 조금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많은 선수들이 10언더파 이상은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었는데, 좋은 성적의 발판은 무엇인가?
“연습라운드 돌면서 나도 두자릿수 우승은 안 나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어제 운좋게 스코어를 많이 줄이면서 우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짧아진 18번홀 공략은, 오늘은 스푼을 잡았던데….
“어제 욕심을 부렸던 것이었고, 오늘은 최종라운드이고, 마지막 홀에서 버디를 잡고 싶은 마음에 스푼을 잡았다. 결과적으로 버디를 잡지는 못해서 아쉽다.”
-작년보다 발전한 점?
“비거리도 늘었고, 퍼트감도 작년보다 더 좋은 편이다. 티샷 정확도도 많이 높아졌다.”
-비거리 얼마 늘었나?
“10~15야드 정도 늘었다.”
-늘어난 비거리 자세히 설명한다면?
“스윙의 큰 틀을 바꾸기보다 볼에 힘을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알게 돼서 손쉽게 거리를 늘릴 수 있었다.”
-스윙 스피드가 늘어났나?
“늘었다. 원래도 느린 편은 아니었고 평균 정도 였는데, 조금 더 늘면서 아이언샷도 거리가 늘고 탄도도 높아졌다. 경기하기 편해졌다.”
-퍼트할 때 꼼꼼해 보이는데, 달라진 것은?
“퍼트에 들어가기까지의 루틴이 일정해졌고, 스트로크 템포에 대한 믿음이 많이 생겼다.”
-새로운 목표, 각오를 세웠나?
“모든 선수들이 메이저 우승을 꿈꾼다. 나도 그랬다. 오늘 이뤄서 정말 기쁘고., 다음주에 있을 메이저대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감을 잃지 않고 다음 대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는 것이 단기적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빨리 푹 쉬어야 할 것 같다.”
-꿈꾸는 메이저 우승, 빠른가 늦은가?
“딱 적당할 때 나왔다고 생각한다.”
-매년 1승씩은 해왔다. 비결은?
“골프에 너무 얽매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골프를 즐겁게 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또 다른 취미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려고 노력하는데, 최근에는 시간 여유가 없어 못하고 있기도 했지만, 골프 자체가 너무 재미있는 시기라 골프에 더 집중하고 싶다.”
-올 시즌 몇 승하고 싶은가?
“2승 했으니 3승 하고 싶다.”
-4라운드 대회 동안 아버지와 어떤 이야기?
“우승하고 나서는 수고했다고 해주셨고, 그냥 일상적인 이야기도 하면서 자연스럽고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키우고 있는 강아지(이름 다승이, 다승을 기원하며) 이야기도 했다.”
-지난 상금으로 아버지가 차 사주셨는데, 이번에는?
“공약 건 것 없다. 아직은 사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연말에 어머니와 여행 보내달라고 하면 보내주시지 않을까?”
-오지현에게 아버지란?
“아버지로서, 운동선수로서도 존경하는 분. 철인3종 경기 하실 만큼 체력이 좋으신데, 지금까지도 자기관리 잘하시고, 운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모습을 많이 배운다. 또 가족에게도 정말 잘 하시는 분이라 나중에 결혼해도 아버지 같은 사람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도 한다.”
-아버지가 캐디를 언제부터?
“데뷔 첫 해부터 해주셨다.”
-4승 모두 아버지와 함께?
“첫승부터 메이저 첫승까지 총 4승 모두 아버지와 함께 이뤄냈다.”
-몇년생이신가?
“66년생이시다.”
-존함?
“오 충 용”
-아직도 철인 3종 경기 나가시나?
“재작년에는 나가셨는데, 작년에는 못 나가신 걸로 알고 있다. 그래도 대회 마치고 다음날 아버지 없어지셔서 물어보면 산 뛰고 오셨다고 하시기도 한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