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18 16:58
수정 : 2017.07.19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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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유에스여자오픈에서 2위를 차지한 최혜진이 1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환영 꽃다발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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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여자오픈 2위…드라이버샷 260~270야드 장타자
약점인 어프로치도 보완 ‘멘탈 강하고 체력 좋아’
국가대표 에이스…9월 프로전향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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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회 유에스여자오픈에서 2위를 차지한 최혜진이 18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환영 꽃다발을 받은 뒤 활짝 웃고 있다. 인천공항/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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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처럼 뛰어난 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
지난 2일 강원도 평창의 버치힐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2017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 마지막날 아마추어 국가대표 에이스 최혜진(18·부산 학산여고3)이 우승했을 때, 박소영 여자 국가대표팀 코치가 취재진의 질문에 한 말이다. 당시 최혜진은 한국여자프로골프 ‘대세’ 소리를 들으며 상한가를 치던 베테랑 김지현(26)을 상대로 5타 차 역전 드라마를 펼치며 국가대표 간판스타의 힘을 보여줬고, 국내 정규 프로투어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아마추어의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우승은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 이후 5년 만이다.
그런 최혜진이 2주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최고의 메이저대회인 미국골프협회(USGA) 제72회 유에스여자오픈에서 당당히 2위(9언더파 279타)에 입상하고 금의환향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는 8월23일 만 18살이 되는 최혜진은 대한골프협회와 협의를 거쳐 9월께 프로로 전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8월18~20일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보그너 엠비엔(MBN) 여자오픈에는 아마추어로 뛴다.
18일 새벽 미국에서 귀국한 최혜진은 “이번 유에스여자오픈에서 1차 목표가 컷 통과였고, 지난해(38위)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었다. 잘하면 톱10 안에 들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큰 대회에서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재미있게 좋은 경험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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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초정탄산수 용평리조트오픈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일궈낸 뒤 동료들의 물세례를 받고 있는 최혜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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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진은 유에스여자오픈 4라운드에서 15번홀까지 박성현(24)과 함께 공동선두를 달려 1967년 카트린 라코스트(프랑스) 이후 50년 만에 아마추어 챔피언으로 탄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16번홀(파3)에서 방심하며 티샷을 물에 빠뜨린 뒤 더블보기를 기록해 결국 박성현에 2타 차로 밀리며 아쉽게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던 중국의 간판스타 펑산산과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치며 버디 4개(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최혜진은 당시 16번홀 상황에 대해 “치는 순간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15번홀 버디로 공동선두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데 미스샷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처음에는 자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이후 16번홀이 자꾸 생각났다. 다시 쳐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그는 또 “앞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진출하려면 체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느꼈다. 그린 주위 쇼트게임이나 트러블샷에 대한 연습도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자신이 보완할 점을 지적했다. “한국과 미국 여자프로골프 투어를 거쳐 박세리, 박인비 선배님처럼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키 165㎝인 최혜진은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60~270야드인 장타자이고, 샷이 전반적으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쇼트게임, 특히 어프로치도 많이 개선됐다. “코스 밖에서는 눈물도 많고 순수한데, 코스 안에서는 굉장히 강하고 대범하다.” 그를 지도해온 박소영 코치의 평가다. “체력이 좋고 멘탈도 강하다. 제2의 김효주다.” 선수강화위원장을 지낸 강형모 대한골프협회 부회장도 거든다.
최혜진은 부산 학산여중 3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고 4년 동안 국가대표로 아마추어 국제대회에서 활약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여자단체전 은메달, 2015년 세계주니어선수권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 지난해 세계아마추어선수권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 등이 그가 일궈낸 성적이다. 고1 때 출전한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롯데마트여자오픈에서는 4위에 올라 주목을 끌었다. 올해는 호주여자오픈 7위,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E1 채리티 여자오픈 2위, 한국여자오픈 4위 등 꾸준히 상위권 성적을 냈다. 사업을 하는 아버지가 캐디를 오랫동안 맡았으나, 이젠 김효주의 캐디를 맡았던 서정우(33)씨가 그의 백을 메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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