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7.13 15:33
수정 : 2017.07.14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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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일 국가대표 골프 친선전에 출전한 두 나라 선수들이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인근 다이센골프클럽에서 싱글매치플레이를 마친 뒤 10번홀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파란색 모자를 쓰고 있다. 앞줄 맨 왼쪽이 여자팀 막내 권서연이고, 일본 선수 사이로 이가영, 이소미, 박현경이 끼어 있다. 뒤는 남자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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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날 싱글매치플레이 3승2무3패
한국 전날 1점 뒤진 것에 발목
“일본 선수들 쇼트게임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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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일 국가대표 골프 친선전에 출전한 두 나라 선수들이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인근 다이센골프클럽에서 싱글매치플레이를 마친 뒤 10번홀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우정을 과시하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파란색 모자를 쓰고 있다. 앞줄 맨 왼쪽이 여자팀 막내 권서연이고, 일본 선수 사이로 이가영, 이소미, 박현경이 끼어 있다. 뒤는 남자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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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이기려고 왔다. 그런데 일본 선수들이 너무 발전했고, 배울 점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우승을 축하한다.”(박준성 한국 남자팀 코치)
“지난번엔 우리가 크게 졌다. 이번에 우승해 기쁘다. 특히 세계 넘버원인 한국 여자 선수들을 이겨 기쁘게 생각한다.”(사카모토 도모코 일본 여자팀 코치)
비록 두 나라의 우호 증진을 위한 친선경기였지만, 승자와 패자의 희비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아쉽게 1점 차로 패한 한국팀 선수들의 표정에선 진한 아쉬움이 배어났고, 지난 대회의 패배를 말끔히 설욕한 일본 선수들의 얼굴엔 기쁨이 넘쳐났다. 그러나 일본골프협회 다케다 쓰네타다 회장은 “대단한 접전이었다. 우승한 일본 선수 여러분 축하한다. 준우승한 한국 선수들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멋진 경기였다”며 “승부도 중요하지만 대회를 통해 두 나라 선수들이 서로 배우면서 성장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13일 일본 돗토리현 요나고시 인근 사이하쿠군 다이센골프클럽에서 열린 제2회 한·일 국가대표 골프 친선전 마지막날. 두 나라 남녀 각각 4명씩 출전해 8개 팀이 벌인 싱글매치플레이에서 한국은 일본과 3승2무3패를 기록했으나, 전날 포섬 8매치(남녀 4, 혼성 4)에서 2승3무3패로 진 것 때문에 결국 일본한테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7.5-8.5로 1점 차 패배. 2015년 11월 같은 곳에서 열린 1회 대회 때는 한국이 9-7로 이긴 바 있다.
이날 승부는 막판까지 예측할 수 없는 초접전이었다. 한국은 이날 8팀 중 4번째로 티업한 여자팀의 박현경(17·함열여고2)이 일본의 니시무라 유나(17)를 5홀 차로 이겨 맨 먼저 승전고를 울렸다. 또 여자팀의 이가영(18·창원사파고3)과 남자팀의 정찬민(18·오상고3)이 일본의 요시모토 고코네(17)와 다마키 가이고(21)를 각각 3홀 차로 제쳤다. 그러나 남자팀의 김동민(18·영신고3)과 김태호(22·한체대4)가 지면서 승리가 불투명해졌고, 마지막 8번 팀으로 나선 장승보(21·한체대3)가 일본의 에이스 가나야 다쿠미(19)와 18번홀까지 접전을 벌이다 2홀 차로 지면서 일본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전날 2승을 올렸던 여자팀의 이소미(18·금호중앙여고3)와 권서연(16·대전체고1)은 올스퀘어(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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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서연(왼쪽)이 싱글매치플레이에 앞서 일본의 상대 후루에 아야카와 티박스에서 드라이버샷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이센골프클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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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기기만 했어도 한국팀에 짜릿한 승리를 안겨줄 수 있었던 장승보는 “다 개인적 스타일이 있겠지만, 저랑 친 일본 선수는 쇼트게임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고개를 흔들었고, 막내 권서연도 “일본 선수들은 실수하지 않고 쇼트게임을 너무 잘한다. 보기 할 것 같은데 다 파세이브로 막았다”고 했다. 박준성(40) 코치는 경기 도중 “한 홀 한 홀 심장이 멎는 것 같다. 돌아가신 어머니한테도 기도하고 있다. 일본 선수들은 폼은 좀 이상한데 너무 잘 친다”고 긴장감을 드러냈지만 끝내 패하자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코치는 “장승보가 17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한국 선수들이 큰 소리로 박수 치며 좋아했는데, 가나야 다쿠미가 그 소리를 듣고도 버디를 잡아냈다”며 “18번홀(파3·189야드)에서 장승보한테 홀인원을 생각하고 치라고 했는데, 오히려 가나야 다쿠미가 홀인원을 할 뻔했다”고 일본 선수들의 선전에 놀라워했다. 박소영(41) 한국 여자팀 코치는 “우리 여자 선수들은 잘한 것 같다. 오늘은 명승부였다”고 말했다.
이날 폐막식에는 이준규 주일본 대사가 참석해 “한-일 간에 여러 문제로 정부 관계자들이 머리 아픈데, 여러분같이 젊은 사람들이 이런 교류를 통해 친해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선수들을 독려해 눈길을 끌었다.
요나고(일본 돗토리현)/글·사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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