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5.15 09:08
수정 : 2017.05.19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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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왼쪽)가 14일(현지시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제이슨 데이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고 좋아하고 있다. 폰테베드라 비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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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
최종합계 10언더파 역전 우승…통산 2승째
만 21살10개월17일 최연소 기록 기염
2011년 최경주에 이은 쾌거
담대함, 집게그립 퍼팅으로 정상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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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왼쪽)가 14일(현지시각)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제이슨 데이로부터 우승 트로피를 전달받고 좋아하고 있다. 폰테베드라 비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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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가 안 됐으면 축구선수가 됐을 남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를 특히 좋아했던 청년. 전담 코치도 없이 아버지로부터 골프를 배우고, 축구는 물론 승마까지 좋아했던 만능 스포츠맨…. 만 22살인 한국 남자 골프 ‘영건’ 김시우(CJ대한통운) 얘기다. 그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면서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 선수로는 6년 전인 2011년 우승한 ‘탱크’ 최경주(당시 41살)에 이어 두번째다.
김시우는 1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티피시(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파72)에서 열린 2016~2017 미국프로골프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1050만달러)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69+72+68+69)를 기록해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이언 폴터(잉글랜드)와 루이 우스트히즌(남아공) 등 공동 2위 그룹을 3타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잡아내는 등 안정적인 샷과 쇼트게임이 우승 원동력이었다. 3라운드에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중간합계 7언더파 209타 단독 4위로 올랐고, 기어코 우승상금 189만달러(21억3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에서 데뷔 첫 우승을 달성한 데 이어, 9개월 만에 투어 통산 2승째를 올렸다. 이번 대회 최연소(만 21살10개월17일) 우승 기록도 세웠기에 감격은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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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14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티피시(TPC) 소그래스 스타디움코스에서 열린 2016~2017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아이언샷(10번홀)을 하고 있다. 폰테베드라 비치/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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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대함 갖춘 ‘최연소 기록의 사나이’
김시우는 경기도 안양 신성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2년 역대 최연소(만 17살5개월6일)로 미국프로골프 투어 퀄리파잉(Q) 스쿨 통과 기록을 세우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인정받았다. 만 18살이 된 이후 2013년 8월 비로소 정회원이 됐고, 2014~2015년 2부 투어(웹닷컴 대회)에서 활약하며 스톤브레이 클래식에서 첫 우승 감격을 누렸고, 시즌 상금 10위를 차지해 2015년 후반 1부 투어에 입성했다. 2015~2016 시즌 1부 투어에 데뷔해서는 정규시즌 마지막 대회인 2016년 8월21일 윈덤 챔피언십에서 21언더파 259타(코스 레코드)의 경이적인 기록으로 데뷔 첫 우승을 일궈내며 세계 골프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인 최연소(만 21살1개월24일) 피지에이 투어 우승 기록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엔 지난해 10월 시아이엠비(CIMB) 클래식에서 공동 10위를 기록한 것이 최고 기록일 정도로 기대에 못 미쳤다. 고질적인 허리 통증 탓이었다. 6번이나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 특히 지난 2월엔 4개 대회 연속 컷 탈락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난 4월30일 취리히 클래식에서 컷 탈락했다.
김시우는 이번 대회 4라운드에서 1번홀부터 기분 좋게 버디를 잡는 등 출발이 좋았고, 이후 거의 흔들리지 않고 15번홀까지 2타 차 단독선두를 유지했다. 연못으로 그린이 둘러싸인 시그너처홀인 17번홀(파3·129야드)에서 무난히 온그린에 성공해 파로 막으면서 고비를 넘겼다. 이어 마지막 18번홀(파4·442야드)에서도 그린 주변에서 우드로 공을 그린에 올린 뒤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샷을 물에 빠뜨리며 ‘악몽의 홀’로 꼽는 17번홀에서는 지난해와 이번 대회를 합쳐 8차례 모두 온그린에 성공하는 등 담대함을 보여줬다. 그는 “핀이 없는 걸로 생각하고 쳤더니 한 번도 실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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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14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집게 그립으로 퍼팅(11번홀 그린)을 하고 있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샤프트를 단단히 고정해 퍼트 때 흔들림이 적은 게 장점이다. 폰테베드라 비치/유에스에이투데이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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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질적 허리 통증 극복…‘집게 그립’ 주효
김시우의 단점은 퍼팅이었는데, 최근 아버지의 추천으로 ‘집게 그립’으로 바꾸면서 좋아졌고 이번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그는 이와 관련해 “최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보고 아버지가 ‘잘하는 선수가 하는 거 한번 해보라’고 해서 일주일 정도 연습하고 지난 4월 텍사스오픈 때부터 집게 그립으로 바꿨다”고 했다. 또 허리통증으로 이번 시즌엔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하지 못해 평균 비거리 280.4야드로 173위였으나, 이번 대회에서는 경기 전 마사지를 받아가며 300야드를 훌쩍 넘기는 샷을 날렸다.
경기 뒤 김시우는 방송 인터뷰에서 “우승한 것이 꿈만 같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첫 우승 때도 많이 긴장했다. 작년에 우승해서 2년간 투어 시드를 받아 공격적으로 친 것 같다. 우승하려고 공격적으로 쳤고, 편하게 쳐 우승하게 된 것 같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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