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7.04.26 11:41
수정 : 2017.04.2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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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렉시 톰슨이 지난 1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5번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는 모습. 톰슨은 3라운드 17번홀에서 볼마크 뒤 공을 잘못 놓은 것이 뒤늦게 시청자 제보로 드러나 결국 4라운드에서 4벌타를 먹고 우승을 놓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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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R&A, 미국 USGA ‘렉시법’ 발표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으면 규정 위반 무벌타
비디오 제보보다는 선수 정직성 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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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렉시 톰슨이 지난 1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 3라운드 5번홀에서 퍼팅 라인을 살피고 있는 모습. 톰슨은 3라운드 17번홀에서 볼마크 뒤 공을 잘못 놓은 것이 뒤늦게 시청자 제보로 드러나 결국 4라운드에서 4벌타를 먹고 우승을 놓쳤다.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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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텔레비전 시청자 제보에 의한 비디오 판독으로 골퍼의 규정 위반이 뒤늦게 발견되더라도 무조건 벌타로 이어지지 않게 됐다.
골프 규정을 관할하는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일명 ‘렉시법’이라 불리는 규정 변경 내용을 25일(현지시각) 발표했기 때문이다. 즉 비디오 재생 화면을 통해 선수의 규정 위반이 발견됐다고 하더라도, 육안(Naked eye)으로는 그 규정 위반을 확인할 수 없거나, 선수가 알지 못했다고 규정위원회가 판단한다면 벌타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즉시 시행된다. 비디오 제보의 영향력을 줄이고, 선수의 정직성에 중점을 둔다는 게 이번 개정 규정의 취지다.
지난 2일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017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 4라운드에서 렉시 톰슨(22·미국)이 겪은 ‘4벌타 사건’은 바로 이런 상황에 해당된다. 톰슨은 4라운드 12번홀까지 17언더파 단독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런데 13번홀 플레이를 앞두고 경기위원으로부터 전날 3라운드에서 발생한 규정 위반에 대한 설명을 듣고 4벌타를 소급 적용받게 됐고 눈물을 흘리며 경기를 했다. 결국 유소연(27)에게 추격을 허용해 연장전에 들어갔고 우승 트로피는 유소연에게 돌아갔다.
톰슨은 3라운드 17번홀(파3·171야드)에서 퍼트에 앞서 볼마크를 한 뒤 공을 원래 위치에 놓지 않고 홀 쪽으로 약간 앞으로 갖다 놓은 사실이 시청자 제보에 따라 방송 중계 화면을 통해 뒤늦게 드러났다. 퍼트에 앞서 공을 잘못 놓은 게 2벌타, 이로 인해 스코어를 잘못 적은 게 2벌타였다.
2016년 유에스(US)여자오픈에서 발생한 벌타 논란도 이번 규정 개정과 관련된다. 당시 안나 노르드크비스트(스웨덴)는 브리터니 랭(미국)과 연장 승부를 벌였는데, 노르드크비스트가 연장 두번째 홀 벙커에서 백스윙을 하다가 모래를 살짝 움직인 것이 발견됐다. 이는 고화질 확대 화면을 통해 확인이 됐다. 육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었다. 노르드크비스트는 뒤늦게 2벌타를 받았고 결국 우승을 하지 못했다.
이번 규정 변경에 대해 메이저 대회 4회 우승에 빛나는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좋은 아이디어다. 렉시 톰슨이 (잘못된 규정으로) 메이저 챔피언십 우승을 놓친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나의 마음은 그에게 가 있다”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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