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10 19:11
수정 : 2016.08.10 20:27
남자골프 안병훈 오늘 티샷
탁구 안재형-자오즈민 부부 아들
1988년 아빤 동·엄만 은딴 메달 가족
리우서 메달 따면 가족 메달 진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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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이 9일 오전(현지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실시된 연습라운딩 도중 벙커샷을 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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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따면 좋겠지만, 메달이라도 어떻게 땄으면 좋겠어요. 부모님처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죠.”
112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돌아온 남자골프. 한국 대표팀 일원으로 출격을 앞둔 안병훈(25·CJ)은 연습라운드 뒤 이렇게 말했다. 익히 알려져 있듯이 안병훈은 1980년대 후반 한·중 핑퐁커플로 유명세를 치른 안재형-자오즈민의 외동아들. 아버지 안재형은 1988 서울올림픽 때 탁구 남자복식에서 동메달을, 중국인인 어머니는 이 대회 여자복식 은메달, 여자단식 동메달을 딴 바 있다. 부모의 남다른 운동 디엔에이(DNA)를 물려받은 안병훈은 취미로 골프를 즐기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해 현재 유러피언 투어(EPGA) 강자로 활약하고 있으며, 한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35위로 가장 높아 2016 리우올림픽에도 출전하게 됐다. 그가 메달을 획득하면 가족 구성원이 모두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진기록도 세우게 된다. 아버지는 현재 남자탁구 대표팀 코치로 리우에 있다.
이번 리우올림픽 골프는 남녀 개인전에 2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는데, 남자 개인전을 먼저 시작한다. 남녀 모두 1~4라운드 72홀 스트로크플레이로 메달 색깔을 가린다. 60명이 출전해 컷오프 없이 진행된다. 남자 개인전은 11일 저녁 7시30분(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다 치주카에 있는 올림픽 골프 코스(파71·7128야드)에서 1라운드가 열리며, 안병훈은 부모가 올림픽 패밀리라는 점을 인정받아 이날 1조에서 영광의 티오프를 하게 됐다. 1, 2라운드에서 안병훈은 브라질의 아지우송 다 시우바, 캐나다의 그레이엄 딜렛과 동반플레이를 한다.
안병훈은 후배 왕정훈(21)과 함께 대회 출전에 앞서 최경주 감독의 지도 아래 9일 오전(현지시각)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 적응에 나섰다. 이번 대회 코스는 바람이 많이 부는 링크스코스여서 바람이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주 감독은 이날 연습라운드에서 “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공을 무겁게 눌러 쳐야 한다”고 지도했고, 안병훈은 “샷의 드로 구질(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샷 뒤 공이 가다가 왼쪽으로 감겨 들어가는 것)에 고민이 많았는데 (최 감독이) 페이드 구질(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샷 뒤 공이 가다가 오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것)로 바꿔줘서 정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는 제이슨 데이(호주), 더스틴 존슨(미국), 조던 스피스(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세계 1~4위 강호들이 출전하지 않아 안병훈도 메달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그러나 버바 왓슨(6위), 리키 파울러(8위), 패트릭 리드(14위), 맷 쿠차(20위)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강자들이 미국 대표팀으로 나와 금메달 경쟁도 치열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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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이 9일 오전(현지시각) 연습라운드 도중 최경주 감독의 조언을 듣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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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은 아직은 이들에 비해 실력과 경력이 처지는 편이지만 2015년 유러피언 투어 메이저 대회인 비엠더블유(BMW) 피지에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지난해 유러피언 투어 상금랭킹 7위. 187㎝, 87㎏의 큰 덩치에서 뿜어대는 장타가 주특기. 영어 이름이 벤(Ben)이어서 ‘빅벤’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2009년 미국골프협회(USGA) 아마추어 챔피언십 정상에 오르며 될성부른 떡잎으로 주목받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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