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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30 20:05 수정 : 2005.10.30 20:05

이지영(맨 왼쪽)이 30일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CJ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함께 경기를 펼친 김미현(맨 오른쪽)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2003년 안시현 이어 데뷔 첫해 CJ 나인브릿지 도자기 트로피 입맞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1년차 이지영(20·하이마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새로운 신데렐라로 탄생했다.

이지영은 30일 제주 클럽나인브릿지(파72·6274야드)에서 열린 씨제이(CJ) 나인브릿지 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 마지막날 3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로 다소 부진했지만, 사흘 내내 선두를 유지한 끝에 5언더파 211타로 도자기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었다. 이지영은 우승상금 20만2500달러(2억1천여만원)를 거머쥐었으며, 2년간 엘피지에이 전 경기 출전권도 확보했다.

올해 프로에 데뷔한 이지영은 지난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프로 두번째 우승을 엘피지에이 투어 대회에서 장식하게 됐다. 엘피지에이 투어 사상 비회원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14번째이며, 한국선수로는 고우순과 안시현에 이어 3번째다. 이지영은 2003년 이 대회 깜짝 우승을 차지한 안시현에 이어 두번째 신데렐라가 됐다.

이지영은 만성천식 질환에 이날 추운 날씨가 겹쳐 자주 기침을 하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5월 한국여자오픈 우승 이후로는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한차례도 10위권 안에 들지 못하면서 차츰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한 그였다. 하지만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 브리티시여자오픈 챔피언 장정 등 엘피지에이 강호들이 출전한 이번 대회 우승으로 멋지게 부활했다.

올 LPGA 한국선수 우승자
170㎝, 75㎏의 이지영은 어릴 때 수영을 많이 해 유연성이 좋다. 덕분에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가 270야드나 돼 국내에서는 동갑내기 이혜인(20·이동수 골프)과 함께 최고의 장타자로 꼽힌다. 다이어트를 위해 7살 때부터 수영을 했으나 어깨가 벌어지자 포기했다. 대신 12살 때 아버지 이사원(51)씨를 따라 골프채를 잡은 게 너무 재미있었고 결국 골프에 입문하게 됐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 2부 투어인 제니아 투어 평균타수 72.50(10위)으로 1부투어 정회원으로 입회했고, 지난해 11월 투어 시드 순위전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시즌 상금랭킹 6위(8512만8333원), 신인상 포인트 4위(562점)를 기록 중이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열리는 엘피지에이 투어인 이번 대회 우승으로 이지영은 11월10~13일 미국 앨라바마주 모빌에서 올해의 엘피지에이 투어 우승자들만이 출전하는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이지영은 이날 마지막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에 보기를 4개나 범했다. 하지만, 첫날 신들린 듯한 퍼팅 감각을 뽐내며 7언더파를 기록한데 힘입어 2·3라운드에서 각각 1오버파를 기록하고도, 공동 2위 김미현(28·KTF)과 카린 코크(34·스웨덴)를 3타차로 여유있게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소렌스탐은 최종합계 4오버파 220타 공동 14위에 그쳐 ‘제주 무승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씨제이 나인브릿지 클래식에서 원년인 2002년은 박세리(28·CJ), 2003년에는 안시현(21·코오롱FnC), 지난해는 박지은(26·나이키골프)이 우승한 바 있어 4년 내리 한국 낭자들이 석권한 셈이 됐다.

제주/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코스 잘 아는 캐디 덕분”

이지영 인터뷰

“캐디인 이희정 언니의 도움이 컸던 것 같아요.”

이지영은 클럽나인브릿지의 코스 특성을 누구보다 잘아는 하우스 캐디를 고용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는 한라산을 위주로 봐야 하는데 내가 봤던 것과는 너무 달라 처음에는 캐디 언니가 보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하지만 언니를 믿고 따른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는 “엘피지에이 진출은 실력이 안돼 1년 정도 더 있다 도전할 계획이었다”며 “생각도 못했는데 이번 대회 우승으로 (엘피지에이) 시드를 얻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엘피지에이 준비와 관련해서는 “프로라면 갤러리가 많아도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더 배우겠다”며 “드라이버가 장기인만큼 정교함을 더 살리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제주/송창석 기자

깜찍 우승에 ‘하이마트’ 잔칫집

이지영의 깜짝 우승에 소속사 하이마트(사장 선종구)는 잔치집 분위기다.

하이마트 소속 여자프로골퍼는 현재 14명. 이들 중 엘피지에이에 진출해 있는 선수는 송나리·아리(19) 쌍둥이 자매와 김주미(21) 전설안(24) 등 4명. 일본여자프로골프에는 신현주(25) 1명이 있다. 그리고 국내 1부 투어에 7명, 2부투어에 2명이 있다.

하이마트는 그동안 해마다 기껏해야 국내 대회 2승에 그쳤지만, 올해는 다르다. 문현희(22)가 1월 레이디스아시안골프대회, 이지영이 5월 한국여자오픈, 신현주가 8월 일본여자프로골프 요넥스레이디스오픈에서 잇따라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다. 그런데 이번에 4번째 소속선수의 우승을, 그것도 팀 사상 처음이자 여자프로골퍼의 꿈인 엘피지에이 무대에서 장식한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던 시절인 1998년 박세리가 맨발 투혼으로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 드라마를 연출하는 모습을 보고 선종구(58) 사장이 골프팀 창단을 직접 결정하면서 몇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2년 4월 팀이 창단됐다. 이지영과는 지난해 11월 1년 계약을 맺었다. 엘피지에이 진출을 최우선시하는 하이마트는 다른 선수보다 20~30야드는 더 멀리 드라이버를 날리는 이지영의 장타를 높이 샀다.

제주/송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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