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6.08.01 14:40
수정 : 2016.08.01 14:40
위민스 브리티시오픈도 16언더파 우승
타이 골퍼로는 첫 메이저대회 챔피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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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야 쭈타누깐(타이)이 7월3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근교 워번골프&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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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골프대회에서 처음으로 타이 출신 챔피언이 탄생했다. 한국의 박세리가 그랬듯이, 그 챔피언도 이제 자신을 롤모델로 세계 정상의 여자골퍼 꿈을 키우는 키즈를 갖게 됐다. 주인공은 만 20살의 에리야 쭈타누깐이다. 그가 여자브리티시오픈마저 제패하는 등 시즌 네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자신의 전성시대를 활짝 열어 젖혔다. 쭈타누깐은 “내가 폰아농 펫람이나 언니 모리야를 보면서 골프의 세계로 이끌렸듯이, 많은 타이 어린이들이 나를 보고 골프에 흥미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7월31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근교 밀턴 케인스의 워번골프&컨트리클럽(파72·6744야드)에서 열린 2016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인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오픈’(총상금 300만달러) 최종 4라운드. 쭈타누깐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72타(65+69+66+72)를 기록해, 이미림(25·NH 투자증권)과 모 마틴(미국)을 3타 차 공동 2위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앞서 그는 지난 5월 요코하마 타이어 클래식에서 데뷔 첫 우승을 일궈내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사상 첫 타이 출신 챔피언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 시즌 4승을 달성한 선수는 리디아 고(19·뉴질랜드)에 이어 쭈타누깐이 두번째다. 쭈타누깐은 이번 우승으로 리디아 고, 브룩 헨더슨(캐나다)에 이어 세계랭킹 3위로 도약했고,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에서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등장했다. 그는 “첫 우승 다음엔 메이저대회 우승이 목표였는데 이뤄내서 뿌듯하다. 다음 대회인 리우올림픽이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에서 우승을 눈앞에 뒀다가 막판 3홀에서 어이없는 샷 실수를 연발하며 리디아 고에게 우승을 내줬던 쭈타누깐은 당시의 실패가 약이 됐다고 했다. “오늘 꽤 긴장됐지만 그때 압박감 속에서 어떻게 경기를 해야 하나를 배운 게 도움이 됐다. 참을성을 발휘하면서 샷에 집중할 수 있었다.”이날도 13번홀(파4)에서 샷 실수가 나오면서 더블보기를 범하며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해라, 천천히 하라”는 캐디의 여러차례 독려에 안정감을 찾았고, 이미림의 끈질긴 추격에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내 아이언샷이 좋았기에 자신있게 경기를 했다”고 했다.
한동안 취약한 멘털 때문에 고전했던 쭈타누깐은 샷을 하기 전에 슬며시 미소를 짓는 습관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강자로 거듭났다. 그는 이번 경기 뒤 “일부러 그렇게 한다. 새로 만든 ‘프리샷 루틴’이다. 긴장이 풀리고 마음이 편해진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에도 드라이버는 아예 쓰지 않았고, 3번 우드나 2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다. 그는 “킹스밀 챔피언십부터 드라이버를 아예 쓰지 않았다. (오늘도) 드라이버를 가져오긴 했다. 아마 누가 가져가지 않았다면 클럽하우스 로커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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