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30 15:27
수정 : 2005.10.3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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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나인브릿지 이지영 우승 30일 제주도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대회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한 이지영이 환호하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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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새내기 이지영(20.하이마트)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총상금 135만달러)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하며 2003년 안시현(21.코오롱)에 이어 두번째 '나인브릿지 신데렐라'가 됐다.
이지영은 30일 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파72. 6천27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4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쳐 3라운드 합계 5언더파 211타로 정상에 올랐다.
올해 프로에 데뷔한 이지영은 지난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프로 두번째 우승컵을 LPGA 투어 대회에서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번 우승으로 이지영은 상금 20만2천500달러(약2억1천여만원)와 앞으로 2년간 LPGA 투어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LPGA 투어 사상 비회원이 L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이지영이 14번째이며 한국 선수로는 고우순, 안시현에 이어 3번째.
그러나 94년 도레이재팬퀸스컵에서 우승한 고우순은 투어 카드를 사양, 한국선수 가운데 LPGA 비회원으로 우승해 투어카드를 받는 것은 지난 2003년 역시 CJ나인브릿지클래식을 제패한 안시현에 이어 이지영이 두번째다.
이지영은 다음달 미국 앨라배마에서 최근 2년간 LPGA 투어 대회 우승자들만 초청해 치르는 모빌토너먼트오프챔피언스에서 미국 무대 데뷔전을 가질 예정이다.
첫날 7언더파 65타를 뿜어내 단독선두에 오른 이지영은 이날 김미현(28.KTF)과 장정(25) 등 노련한 스타플레이어 2명에 3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서 중반까지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첫홀(파4)에서 두번째샷을 핀 1m에 붙여 기분좋은 버디를 뽑아냈지만 2번홀(파3) 보기에 이어 지루한 파행진으로 제자리 걸음을 걷던 이지영은 8번홀(파4)에서 또 한번 핀 1m 옆에 떨어지는 아이언샷으로 버디를 챙겨 한숨을 돌렸다.
더구나 3타차 2위로 동반 플레이를 펼친 김미현과 장정이 타수를 전혀 줄이지 못한 것이 최종일 심리적 압박감에 흔들릴 가능성이 컸던 이지영에게 예상밖의 도움이 됐다.
4타차 선두로 내달린 이지영은 12번홀(파4)에서 또 하나의 버디를 보태며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이지영은 우승이 현실로 다가오자 흥분한 듯 15번(파4), 16번(파4), 17번홀(파3)에서 제 스윙을 못하며 줄보기를 쏟아내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18번홀(파5)에서 파를 지켜내며 무난히 3타차 우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경기 후반 타수를 잃으면서 표정이 잔뜩 굳어 있던 이지영은 18번홀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가면서 파를 충분히 잡아낼 수 있는 거리에 멈춰서자 비로서 미소를 띠었고 우승 퍼트를 성공시킨 뒤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이지영은 "어제 너무 떨려서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하리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작년 준우승자 카린 코크(스웨덴)는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2언더파 214타로 2년 연속 2위에 올라 나인브릿지클래식과의 인연을 이어갔고 1타를 잃은 김미현도 코크와 함께 공동2위를 차지했다.
이지영, 최나연(18.SK텔레콤)과 한국여자프로골프 신인왕을 다투고 있는 박희영(18.이수건설)이 1언더파 215타로 장정과 함께 공동4위에 올랐다.
작년 이 대회 챔피언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2타를 줄여 합계 이븐파 216타로 공동6위를 차지해 체면치레는 했다.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이날 2언더파 70타를 쳐 이번 대회 들어 처음 언더파 스코어를 냈지만 4오버파 220타로 공동14위에 그쳐 제주 바람에 또 한번 분루를 삼켰다.
권 훈 강건택 기자
khoon@yna.co.kr (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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