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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02 18:38 수정 : 2016.05.02 19:54

신지은이 2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텍사스 슛아웃에서 우승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의 전설인 캐시 휘트워스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어빙(텍사스주)/AFP 연합뉴스

LPGA 데뷔 5년만에 첫 우승
텍사스 슛아웃서 14언더파 역전
13살에 전미주니어 우승한 ‘골프신동’
“1m 짧은 퍼트 연습 많이 했다”

“우승 뒤 엄마에게 전화했다가 눈물이 나올 것 같아서 통화 전에 먼저 끊었어요.”

신지은(24·한화)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출전 135경기 만에 첫 우승을 거뒀다. 신지은은 2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어빙의 라스콜리나스 컨트리클럽(파 71·6462야드)에서 끝난 엘피지에이 투어 텍사스 슛아웃(총상금 130만달러)에서 정상에 올랐다. 2010년 프로 입문 이후 처음이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원). 한국 국적의 신지은이 텍사스 슛아웃마저 우승하면서 올해 열린 11개의 투어 대회에서 한국계 선수가 10승을 거두는 상승세도 이어갔다. 신지은은 이날 우승으로 세계순위도 38위에서 24위로 크게 올랐다. 한국 선수 중에선 11번째다.

신지은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초반 5개 홀에서 버디 3개를 몰아치는 등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며 4언더파 67타를 쳤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게 4타 뒤진 공동 4위였지만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역전 우승을 거뒀다. 3라운드까지 단독 1위였던 저리나 필러(미국)는 1번홀에서 보기를 하며 신지은에게 공동선두를 허용했고, 8번과 9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하며 2위로 밀려났다. 필러의 부진에 힘입어 선두로 나선 신지은은 10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2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갔고 이후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신지은은 앞선 134차례 대회 출전에서 20차례 톱10에 들면서 계속 우승에 도전했다. “대회 초반에 1m 정도 짧은 거리 퍼트 연습을 많이 했다”는 신지은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꽤 많은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어떻게 해내야 하는지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또 우승 기회가 생기면 이번처럼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이런 경험을 통해 해마다 발전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우승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난생처음 맥주 세례를 받은 것에 대해서는 “사실 원했던 그림은 아니었다”며 웃었다. 그는 “샴페인으로 우승 축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맥주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술 냄새가 많이 났다”고 설명했다.

서울 태생인 신지은은 8살 때인 2001년 미국 캘리포니아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2006년 미국여자주니어선수권에서 만 13살의 나이로 우승했고, 15살이던 2008년에는 유에스(US)여자오픈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던 ‘골프 신동’이었다. 2011년부터 미국여자골프 투어에 본격 출전한 그는 2013년부터 한화 후원을 받아왔고, 이 대회 전까지 2012년 홍콩상하이은행(HSBC) 챔피언스 준우승이 개인 최고 성적이었다. 올 시즌에는 3월 기아(KIA) 클래식에서 공동 4위에 오른 바 있다. 2016 리우올림픽 티켓에 신지은까지 가세하면서 그린 위 ‘별들의 전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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