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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2.01 19:23 수정 : 2016.02.01 19:23

204위 송영한, 1위 스피스 꺾어

송영한이 1일(현지시각)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 세라퐁코스에서 재개된 2016 아시안투어 싱가포르오픈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확정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 제공
잠이 안 왔다. 침대에 누워도 머릿속에 계속 16번홀이 맴돌았다. 3.6m의 파 퍼트. 답답한 마음에 퍼트를 꺼내 들었다. 굴리고, 또 굴리고. 호텔 방 안 퍼트 연습은 몇시간째 이어졌다. 다음날(1일) 아침 7시30분(현지시각). 그는 16번홀에서 자신이 전날 마크해둔 곳에 서서 ‘진짜’ 퍼팅을 했다. 파 세이브, 그것으로 충분했다. 2013년 프로 데뷔 뒤 첫 우승이었다. 게다가 남자골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23·미국)를 꺾었다. 그의 세계 순위는 204위다.

악천후탓 경기 하루지연도 극복
싱가포르오픈서 프로 첫 우승컵
“하룻밤이 마치 일주일 같았다”

한·일 프로골프투어 신인왕 출신
대회 이전까진 준우승만 6차례
“시즌 목표 3승으로 바꿔야겠네요”

송영한(25·신한금융그룹)은 이날 싱가포르 센토사골프클럽 세라퐁코스(파71·7398야드)에서 재개된 2016 아시안투어 싱가포르오픈(총상금 1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2타로 우승했다. 악천후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송영한과 스피스를 비롯해 13명이 이날 잔여 경기를 소화했고, 2위에 2타 앞선 선두를 달리던 송영한은 16~18번홀 연속 파를 기록하면서 타수를 지켰다. 경기 중단 전 스피스가 18번홀 1.5m 버디 퍼트를 남겨놨던 터라 송영한이 16번홀에서 파 세이브에 실패했다면 연장전을 치를 수도 있었다. 4라운드에서만 5타를 줄인 스피스의 최종 성적은 송영한에 1타 뒤진 11언더파 273타였다. 스피스는 이번 대회에 120만달러의 초청료를 받고 참가했다.

11살 때 골프를 시작한 송영한은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해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2위, 동부화재 프로미오픈 공동 2위 등의 성적으로 신인왕(명출상)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본격적으로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뛰어들어 던롭스릭슨오픈 준우승 등의 성과로 일본 투어 최우수신인상(시즌 상금 14위·5997만2148엔)을 거머쥐기도 했다. 한국·일본에서 신인왕에 올랐으나 준우승만 6차례 했을 뿐 우승 경력은 없던 차에 세계 최고 선수를 꺾고 왕좌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우승상금은 26만달러(3억1000만원).

송영한. 사진 연합뉴스
항상 웃는 얼굴을 하고 있어 ‘어린 왕자’로 불리는 송영한은 “어쩌다 보니 이겼는데 그래서 골프가 더 매력적인 것 같다”며 “이제 골프가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했다.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낸 그는 “하룻밤이 마치 일주일 같았다. 잠을 잘 수가 없어서 계속 퍼팅 생각만 했다”면서 16번홀 상황에 대해서는 “퍼팅 라인은 어렵지 않았는데 상황 때문에 너무 긴장됐다”고 밝혔다. 더불어 “어제 체력이 바닥나서 정말 힘들었는데 경기 중단 뒤 바로 재개됐으면 우승을 못 했을 것 같다. 경기 순연이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첫 단추를 잘 끼운 송영한의 올해 목표는 무엇일까. “원래 올해 목표가 우승이었는데 벌써 이뤘다. 목표를 3승 정도로 수정해야겠다. 하하하.”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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