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2.21 15:30
수정 : 2015.12.2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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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진출하는 전인지가 2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고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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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진출 앞두고 고별 기자회견
27일 출국해 샷연습 등 적응훈련
“내년 리우올림픽 출전 도전할 것”
“계급장 떼고 얘기하자는 말이 있는데, 오늘은 그렇게 해보죠.”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공식 진출을 앞두고 21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열린 고별 기자회견 자리. 올해 유에스(US)여자오픈 우승으로 엘피지에이 투어에 진출하게 된 전인지(21·하이트진로)는 서두에 이런 말로 분위기를 띄운 뒤 “좀 지나치면 편집 부탁드릴게요”라며 여유까지 부렸다.
우선 미국과 새로운 코스에 진출하는 각오에 대해서 그는 “어렸을 때부터 (대회 때) 한국 잔디(코스)보다는 외국 잔디를 더 좋아했고, 첫 우승도 외국 잔디인 벤트그라스에서 했다”며 “새로운 코스에 가서 성공하겠다기보다는 기대한다”고 답했다. ‘도전은 두려움인가, 다른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그는 “두려움은 아직까지는 없는 것 같다. 엘피지에이에 진출한 언니나 동생들이 있는데, 힘들고 외로울 것이라는 얘기 많이 들었다”며 “한국에서는 친구 만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미국에 가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올해 엘피지에이 친구를 많이 사귀었다”고 그나마 위안이 된다고 했다.
전인지는 “올해는 너무 많은 것을 달성해 인터뷰에서 ‘사고 친 것 같다’고 했고, ‘꾸준히 성장하는 선수가 된다’고 했는데, (내년) 더 성장한다고 하면 너무 스트레스 받을 것 같다. 톱10에만 들어도 된다. 승수(몇승을 거둘지는)는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내년이 아니더라도 꼭 우승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한·미·일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는 자신의 롤모델과 관련해서는 “저의 최종 목표는 비밀이고, 골프만 잘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렸는데, 엘피지에이에는 자기 관리를 잘하고 감탄을 자아낼 만큼 닮고 싶은 선수도 많다”면서도 “골프 외 삶적인 측면에서 아널드 파머 같은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전인지는 “남자친구와 첫사랑은 없었다”며 “호감 있었던 사람은 있었으나 거기서 진전은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생길 것이다. 주변에서 노력해야 생긴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고 털어놨다. 고려대에 재학중인 그는 학교생활을 제대로 해보지 못하는 게 못내 아쉽다고 했다. 특히 펜싱과 스킨스쿠버 두가지 동아리는 꼭 하고 싶어서 학교 동아리 방 앞에까지 가봤다가 자신이 없어 그냥 돌아왔다고 했다.
내년 리우올림픽 도전과 관련해서 그는 “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나가는 것은 의미가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심히 준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누구를 밟고 올라가는 게 경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이기 때문에 올림픽에 도전은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리우올림픽에는 국가당 남녀 각각 2명까지만 출전할 수 있다. 그러나 올림픽 랭킹 15위(내년 7월11일 발표) 안에만 들면 최대 4명까지 출전이 가능한데 세계 상위 랭커가 많은 한국 여자는 이에 해당한다. 최근 기준으로는 박인비(2위)·유소연(5위)·김세영(7위)·양희영(8위)이 올림픽 출전 가시권이고, 김효주(9위)·전인지(10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전인지는 27일 미국으로 출국해 팜스프링스에서 2~3주 동안 몸을 만들고 충전도 하면서 보낼 예정이라고 향후 일정을 밝혔다. 이후 올랜도로 이동해 스윙 보완 등 샷연습을 하기로 했다. 내년 시즌 엘피지에이 투어 첫 대회는 거르고 두번째 대회부터 출전할 계획이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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