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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17 18:45 수정 : 2005.10.17 23:27

미셸 위가 17일(한국시각) 팜 데저트 빅혼골프클럽에서 열린 삼성월드챔피언십 마지막날 실격을 당한 뒤 기자회견에서 착찹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팜 데저트/연합뉴스

미셸 위, 드롭 잘못해 4위 ‘무효’
“실격인정…속이려 한건 아니다”

“슬프지만 규칙은 규칙이다. 실격을 인정한다.”

17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5만달러) 최종 4라운드가 열린 캘리포니아주 팜 데저트의 캐년스코스(파72·6634야드). 단독 4위(8언더파 280타)로 성공적으로 프로 데뷔전을 마쳤으나, 뒤늦게 실격 판정을 받은 미셸 위(16·미국)는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이렇게 밝혔다. 검정색 나이키 모자를 눌러쓴 채 검은 테 안경을 끼고 있었지만, 눈물기 어린 눈빛과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미셸 위는 “오늘 큰 교훈을 얻었다”며 “이제부터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면 무조건 심판위원을 부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속이려 한 적은 없었다. 당시 내가 옳았다고 판단하고 플레이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나이키·소니와 1천만달러(100억원)로 추정되는 스폰서 계약을 맺은 뒤 프로로 전향해 이번 대회서 공식 데뷔전을 치른 미셸 위. 1~4라운드 내내 세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며 전세계 골프팬의 주목을 끈 그였지만, 아마추어적인 매너로 창창한 앞날에 커다란 흠집을 남겼다.

미셸 위가 지난 16일(한국시각) 삼성월드챔피언십 3라운드 7번홀(파5)에서 덤불에 빠진 공을 찾아내 다른 지점에 드롭한 뒤 두번째샷을 하고 있다. 미셸 위는 이 드롭이 문제가 돼 실격당했다. 팜 데저트/연합뉴스

3라운드 7번홀 ‘드롭’이 문제= 문제는 전날 3라운드 7번홀(파5·470야드)에서 벌어졌다. 두번째샷 때 5번 우드로 친 공이 페어웨이 왼쪽 덤불에 파묻히자, 미셸 위는 ‘언플레이어블’(1벌타)을 선언한 뒤 드롭을 했다. 그러나 공이 원래 위치보다 홀에 너무 가까이 붙었다 싶었는지 그는 다시 드롭을 했다. 이마저도 홀에 좀더 가까워졌지만, 곁에 있던 캐디(그렉 존스턴)나, 이날 동반플레이를 펼친 박지은(26·나이키골프)도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 결국 미셸 위는 그 상황에서 칩샷을 했고, 5번 만에 홀에 공을 넣어 파세이브로 마무리한 것으로 대회 본부에 스코어카드를 제출했다.

미국기자 신고로 뒤늦게 현장검증 = 하지만 상황을 정확히 지켜보는 눈이 있었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마이클 벰버거 기자는 하루 뒤 “뭔가 이상했다”며 엘피지에이 쪽에 신고를 했다. 엘피지에이 쪽은 텔레비전 방송 테이프로는 판독이 어렵자, 4라운드까 끝나자 마자 미셸 위를 동반해 7번홀에서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결국 엘피지에이는 (미셸 위의 드롭이) 12~18인치(30~46㎝) 정도 앞으로 더 간 것 같다며 미셸 위에 대해 실격판정을 내렸다.

미셸 위는 드롭 때 ‘잘못된 위치에 공을 놓고 치는 행위’(誤所플레이)에 따라 2벌타를 추가해야 했지만, 언플레이어블 선언에 따른 1벌타만 스코어카드에 기록해 제출했고, 결국 이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미셸 위 “실격 인정한다”= 미셸 위는 원래 위치보다 앞으로 드롭한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엘피지에이 판정과 달리, 3인치(7~8㎝) 정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드롭했다”며 “하지만 3인치든 100야드든 규칙을 어긴 것은 마찬가지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짧은 순간이나마 단독 4위를 누렸던 미셸 위는 생애 첫 상금인 5만3126달러(5천여만원)도 날려버렸다. 또한 “아마추어같은 데뷔전을 치렀다”(AP통신)는 비판과 함께 “(미셸 위가) 반칙임을 알고서도 모른채 경기를 진행한 것 같다”는 의혹도 남겼다. 팜 데저트/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스코어카드 어떻게 기록하나

스코어 카드 기록원이 따로 있었다면?

미셸 위의 실격을 계기로 이런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골프의 스코어 카드는 선수들끼리만 기록한다. 따로 기록원이 없다. 대회조직위원회는 경기시작 전 보통 4명으로 구성된 조(A, B, C, D)한테 스코어 카드를 나눠주고 서로 바꾸라고 하거나, 아예 카드를 바꿔서 나누어 준다.

이렇게 되면 A의 점수는 A가 아니라 B, C, D 중 한 명이 적게 된다. 만약 A의 기록을 B가 맡는다면, B는 홀이 끝날 때마다 A한테 점수를 확인시킨 뒤 기재한다. A 또한 다른 선수의 카드를 기록하지만, 카드 아래쪽에 자신의 점수를 적어 두어 B가 제시하는 점수와 대조할 수 있다.

이렇게 18홀을 돌면 상대 선수가 적은 자신의 스코어 카드에 사인을 하고, 이것을 대회 본부에 제출하면 공식기록이 된다. 보통 컨테이너 박스나 천막, 줄을 친 공간에 위치한 스코어 카드 접수처에서 잘못된 점수를 발견하면 고칠 수 있다. 그러나 카드 제출 뒤 접수처 컨테이너 박스나 천막, 줄 밖으로 두발이 벗어난 뒤에는 고칠 수 없다. 김창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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