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2.06 17:23
수정 : 2015.12.06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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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팀 주장 이보미가 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인근 미요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세계 4개 투어 대항전 더 퀸스 대회에서 일본에 뒤져 준우승을 한 뒤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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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유럽·호주 대항전 ‘더 퀸스’
여자 골프팀, 일본에 뒤져 준우승
첫날·둘째날 코스적응 실패가 패인
이보미 “제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눈가에는 좀전 경기장에서 흘린 눈물 자국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 “제가 일주일 동안 (주장으로서) 부족했던 것 같아요.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리드를 더 해줬어야 했던 것 같아요.”
난생처음 맡아본 한국팀 ‘캡틴’ 자리. 부담이 컸던 탓일까? ‘보미짱’으로 올해 일본 투어에서 절정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보미(27)는 일본팀에 우승을 내준 게 못내 아쉬운 듯했다. “우리 선수들이 오늘 잘해줬는데, 일본 선수들이 너무 잘했어요.” 그는 패자로서 상대팀에 축하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6일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 인근 미요시컨트리클럽(파72·6500야드)에서 열린 ‘더 퀸스’(총상금 1억엔) 마지막날 3라운드. 올해 처음 열린 한국(KLPGA)·일본(JLPGA)·유럽(LET)·호주(ALPG) 등 세계 4개 여자프로골프 투어 대항전에서 이보미가 이끄는 한국팀은 이날 각 팀 9명씩 출전해 일대일로 맞붙은 싱글매치플레이(총 18경기)에서 8승1패로 선전했다. 그러나 승점 38로, 일본(승점 41)에 3점 차로 뒤지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초대 챔피언 일본은 4500만엔, 한국은 2700만엔의 상금을 가져갔다.
이날 경기에서 조윤지(24·하이원리조트)가 일본의 22살 장타자 와타나베 아야카에게 18번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1홀 차로 지면서 한국의 역전우승이 좌절된 순간, 주장 이보미는 조윤지 옆에서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슬퍼했다. 조윤지 눈가에도 눈물이 글썽였다. 그러나 이보미는 이후 시상식을 위해 선수들이 모인 18번홀 그린 주변에서는 “잘했다! 2등. 괜찮아, 괜찮아~”라며 후배 선수들을 다독였다.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한 시즌 최다인 7승을 거두며 처음으로 상금왕(2억3049만7057엔=22억여원)까지 오른 이보미는 이번에 한국여자프로골프팀 주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소임을 다했다. 그러나 한국팀은 첫날 포볼경기(2승1무1패), 둘째 날 포섬경기(2승1무1패)에서 다소 부진해 끝내 역전우승을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이기면 승점 3, 비기면 승점 1이 부여됐다.
강춘자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수석부회장은 “일본에 처음 온 선수들(9명 중 6명)이 첫날과 둘째 날 생소한 코스에 적응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고 했다. 장타자 박성현(22·넵스)이 마지막 조에 나서 일본팀 주장 우에다 모모코를 1번홀부터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4홀을 남기며 5홀 차로 완승을 거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됐다. 일본은 첫날 4전승, 둘째 날 3승1무를 기록하는 등 홈에서 강세를 보이며 최근 한·일 여자프로골프 대항전에서 3연속으로 한국에 진 것을 말끔히 설욕했다.
이보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여자프로골프 투어 인기스타임도 입증했다. 실력에다 팬들을 존중해주는 매너까지 겸비해 대회 내내 골수 일본팬들을 몰고 다녔다. 그는 첫날 경기 뒤 “일본 팬들이 한 분도 안 올 줄 알았는데 많이 오셔서 끝까지 응원해줬다”며 놀라워하기도 했다. 그가 올해 기록한 2억엔이 넘는 상금은 일본 투어 남녀를 통틀어 역대 한 시즌 최다 상금 신기록일 정도로 값진 것이었다.
신조 마사시 일본여자프로골프협회 사업부 주임은 “이보미가 시합을 잘하기도 하지만, 항상 웃는 얼굴이고 팬 서비스도 잘한다. 특히 미디어하고도 친해 한국인 선수 가운데 그만큼 회자된 선수는 없다”고 ‘보미짱’의 인기를 설명했다. 일본 시즈오카에 거주하는 이지혜씨는 “일본 선수들은 일본팬들에게 딱딱하게 대하는데 이보미는 그렇지 않다. 실력도 짱”이라고 했다.
나고야/김경무 기자
kkm100@hani.co.kr
<최종순위>
1.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승점 41) 2.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승점 38) 3.유럽여자프로골프(LET)(승점 12) 4.호주여자프로골프(ALPG)(승점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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