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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11.23 19:20 수정 : 2015.11.23 19:20

박인비, 올해 최저타수상 받아
27포인트 채워 내년 이후 입회
박세리 이어 한국인 두번째 쾌거

18살 리디아고, 최연소 신기록
신인왕 이듬해 수상 역대 4번째
상금왕에 5주째 세계 1위 유지

‘골프여제’와 ‘10대 천재골퍼’가 벌인 박빙의 타이틀 경쟁이 비로소 끝났다. 그리고 한 사람은 자신의 골프인생에서 가장 큰 목표인 명예의 전당 입성 꿈을 달성하게 돼 웃었고, 다른 한 사람은 불과 18살의 나이에 ‘올해의 선수’와 상금왕까지 차지하며 감격의 눈물을 쏟아냈다.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 2015 시즌 치열한 양강구도를 형성했던 박인비(27·KB금융그룹)와 리디아 고(18·한국 이름 고보경·뉴질랜드 국적). 한국이 낳은 두 명의 위대한 현역 여자프로골퍼가 시즌 대미를 나란히 뜻깊게 장식했다.

■ 0.026타 차로 웃은 박인비 22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티뷰론골프클럽(파72·6540야드)에서 열린 ‘시엠이(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 박인비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 단독 6위로 마쳤다. 비록 선두(크리스티 커)와 5타 차이로 우승 트로피는 놓쳤지만, 한 해 최저 평균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베어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평균타수 69.415. 이날 버디 2개와 보기 2개로 1타도 줄이지 못하며 11언더파 277타 공동 7위를 기록한 리디아 고(69.441타)를 0.026타 차이로 따돌렸다. 리디아 고가 이날 박인비한테 2타를 앞섰으면 베어트로피는 그의 몫이었다.

박인비는 베어트로피 수상(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 1)으로 ‘엘피지에이 명예의 전당’ 입회 조건(포인트 27)을 다 채우면서 또 하나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2007년 데뷔한 그가 내년에 10번째 시즌을 채우면(최소 10개 대회 출전) 우승 여부에 관계없이 2007년의 박세리(38)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번째 명예의 전당 입회라는 쾌거를 달성하게 된다. 명예의 전당 가입 포인트는 메이저 대회 우승 시 2, 일반 투어 대회 우승 시 1, 그리고 올해의 선수 또는 베어트로피 수상 시 1을 받게 된다.

박인비는 “이번주 내내 나의 마음속에는 명예의 전당이 있었다. 너무 긴장해서 짧은 퍼트를 많이 놓쳤다”며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음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정말로 골프를 그만두고 보통의 삶을 살고 싶을 때가 몇 번 있었다. 골프가 진짜 어려워질 때도 몇 번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다시 (골프와 관련한) 모든 것을 다시 할 수 있었고, 지금 여기에 있다”고 했다.

박인비는 올해 메이저대회 2승을 포함해 5승에다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했다. 이미 2013년 ‘올해의 선수’ 영예를 안았고, 상금왕(2012년, 2013년)도 두차례 차지했으며 베어트로피도 2012년에 처음 품에 안은 바 있다. 이제 남은 목표가 있다면 2016 리우올림픽에서의 금메달. 현재 메이저 7승을 포함해 통산 16승을 기록중이다.

■ 데뷔 2년 만에 ‘여왕’이 된 리디아 고 리디아 고는 이날 공동 7위 입상으로 올해의 선수 포인트 280을 기록해 박인비(278)를 2점 차이로 따돌리고 역대 최연소로 올해의 선수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타이거 우즈(미국)의 21살 올해의 선수 등극이 최연소일 정도로 리디아 고는 너무 일찍 많은 것을 이뤄냈다.

리디아 고는 시즌 상금 280만802달러로 박인비(263만11달러)를 크게 따돌리고 상금 1위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또 한 시즌 투어 성적을 포인트로 환산한 ‘시엠이 글로브 레이스’ 순위에서 1위를 지켜 보너스로 2년 연속 100만달러를 챙겼다.

신인상을 받은 바로 이듬해에 올해의 선수가 된 것은 리디아 고가 역대 네번째다. 최근 사례로는 1995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있었다. 리디아 고는 2013년 10월 프로로 데뷔한 이래 불과 2년 만에 엘피지에이 최고봉에 올랐다. 지난 9월엔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으로 사상 최연소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웠다. 시즌 5승에 통산 10승을 올렸다. 세계 1위 자리도 5주 연속 지키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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