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5 07:19
수정 : 2005.10.15 07:21
|
14일 새벽(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팜 데저트 빅혼골프장에서 열린 미LPGA 삼성 월드 챔피언십에서 프로 선언후 첫 경기에 참가한 위성미(미셸 위)가 1번홀에서 3번 우드 티샷을 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팜데저트=연합뉴스)
|
벌들이 위성미(16.나이키골프)를 위기에서 구했다.
`장타소녀'에서 `억만장자 골프소녀'로 별칭을 바꿔야 할 위성미가 프로데뷔전인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공동 2위로 점프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장타에 정확한 아이언샷과 퍼팅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 데 기인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벌들도 한 몫을 거들었다.
14일(이하 현지시간)의 2라운드를 공동 12위로 시작한 위성미는 보기없이 전반에만 버디 5개를 뽑아냈고 후반 들어서도 11, 12번홀에서 잇따라 버디를 기록해 9언더파까지 치고 올라왔다.
13번홀(파3)에서 약 1.5m 거리에서 친 파퍼트가 컵을 한바퀴 돌면서 떨어져 보기 위기를 넘긴 위성미는 14번홀(파4. 354야드)에서 드라이버로 친 티샷이 오른쪽으로 향하더니 페어웨이를 벗어나 맨 땅에 몇그루 덤불이 있는 쪽에 떨어졌다.
현장 확인 결과 볼은 덤불 밑둥치에 떨어져 있었고 정상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해 자칫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하고 1벌타를 받아야할 위기의 순간이었다.
잠시 후 현장에 도착한 경기위원은 위성미측과 한동안 논란을 벌였고 위성미가 덤불의 꽃에 날아드는 벌들을 가르키며 "벌 알레르기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경기위원은 벌타없이 볼을 떨구도록 했고 위성미는 맨 땅에서 볼을 쳐 그린에 올린 뒤 파세이브에 성공, 이날 데일리 베스트이자 자신의 LPGA 투어대회 출전 최저타인 7언더파 65타를 기록함으로써 선두 박지은에 2타 뒤진 공동 2위로 뛰어오를 수 있었던 것.
위성미는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장에 가보니 덤불 밑에 볼이 떨어져 있는데, 주변에 많은 벌들이 있었다. 예전에 어쩌다 TV로 PGA투어 경기를 보게 됐는데 그때 한 선수가 불개미 때문에 구제받은 것을 봤었다"며 "나도 그와 같은 상황이라고 여겼고 경기위원에게 알레르기가 있으니 구제받을 수 있느냐고 문의해 받아들여 졌다"고 경위를 설명했다.
위성미는 이어 "만약 구제받지 않았으면 그냥 칠 수도 있겠지만 아마도 그건 현명치 못한 방법이었을 것"이라며 "아마도 벌들이 나를 좋아하는지 여러번 벌에 쏘인 적이 있었고 그때마다 쏘인 부위가 엄청나게 부풀어 고생했었다"고 덧붙였다.
http://blog.yonhapnews.co.kr/isjang/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 (팜데저트=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