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10.07 18:53
수정 : 2015.10.0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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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프레지던츠컵’ 개막식이 7일 저녁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려 대회 명예의장인 박근혜 대통령과 대회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뒤 서로 인사하고 있다.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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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무 선임기자의 스포츠 오디세이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2015 프레지던츠컵(6~11일)이 열리고 있습니다. 도심에 우뚝 솟아 있는 빌딩과 어우러진,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대회 코스, 그리고 한국 특유의 청명한 가을하늘을 보면서 참 멋진 스포츠 이벤트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225개 나라에서 10억 가구가 텔레비전으로 시청한다고도 하니 더욱 그러하더군요.
7일 저녁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조지 더블유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살아 있는 골프 전설’ 잭 니클라우스까지 참석해 축사를 했고, 참석이 불투명했던 박근혜 대통령도 명예의장 자격으로 나와 선수단을 격려하고 돌아갔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케이 제이 초이(K. J. Choi·최경주)까지 거명하며 치켜세웠고 “맥아더가 상륙작전을 벌인 가까운 곳에서 대회가 열린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은 그동안 한국인들에게는 남의 나라의 먼일처럼 느껴진 게 사실입니다. 최경주가 세 차례 출전한 적이 있지만 큰 관심을 끌지는 못했습니다. ‘그들만의 축제’였던 것이지요. 한국이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대회를 유치하고, 배상문이 이번에 초청선수로 끼면서 양상이 좀 달라진 것 같습니다만…. 대회 전 몇몇 지인들로부터 “표 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으나, 회사 한 후배한테 “명예의장을 맡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막식에 오느냐”고 물어봤다가 “프레지던츠컵이 뭐예요?”라는 소리를 듣고는 좀 당혹스럽기도 했습니다.
입장료는 매우 비쌉니다. 18번홀 그린 옆에서 엿새 동안 좀 사치스럽게 볼 수 있는 ‘위클리 캡틴스 클럽’은 60만원이나 하는데 매진됐을 정도입니다. 데일리 티켓도 목·금요일은 8만5000원씩, 토·일요일은 12만5000원씩이나 합니다.
직접 현장에서 처음 취재해보니, 프레지던츠컵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의미가 있는 대회로 보입니다. 나흘 동안 갤러리는 1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신기자 100여명을 포함해 300여명에 달하는 국내외 언론의 취재경쟁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회 전체 운영진은 경기위원, 중계 제작진 포함해 약 4000여명에 이르고, 자원봉사자만 1000명이 넘습니다.
프레지던츠컵은 1978~79년 미국 백악관 경제담당 부보좌관을 지낸 팀 핀첨(68)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커미셔너가 백악관 전·현직 주인들을 움직여 1994년 처음 창설됐다고 합니다. 그는 이번 개막식에 참석해 “프레지던츠컵은 골프의 훌륭함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대회”라고 했습니다. 선수들이 상금을 전혀 받지 않고 대회 수익금을 전액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열 차례 대회를 통해 총 3145만달러가 15개 나라 425개 자선단체에 기부됐다고 하네요. 이제 8일 본격적으로 나흘 동안의 열전이 시작됩니다. 조던 스피스와 제이슨 데이 등 세계 최고 남자골퍼들은 어떤 명승부를 만들어낼까요?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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