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11 20:47
수정 : 2005.10.11 20:47
“신체조건에서 타이거 우즈는 ‘내가 올라가지 못할 나무’다. 그러나 내게는 그가 갖추지 못한 신앙이 있다. 그래서 1대1이다.”
‘한국산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21회 신한동해오픈(13~16일 레이크사이드컨트리클럽) 출전을 위해 11일 귀국했다. 도착 뒤 최경주는 함께 초청받은 허석호(32·농심) 나상욱(21·코오롱 엘로드)과 서울 조선호텔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좋은 경기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일 크라이슬러 클래식 우승으로 3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정상(통산 3승)에 올라 자신감을 회복한 최경주는 “올 시즌 시작 전 나이키골프와 새로 계약하는 등 변화가 있어 욕심이 많았다”면서 “그런 욕심과 집착 때문에 결과가 좋지 않았은데 마음을 비우니 우승이 찾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경주는 “크라이슬러 클래식을 2주 앞두고 드라이버와 아이언 길이를 줄여 비거리보다는 정확도에 중점을 둔 것도 도움이 됐다”면서 “3년 전부터 착수한 스윙 교정은 이제 80% 가량 완성됐다”고 설명했다.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챔피언십 경기를 치른 뒤 곧바로 귀국한 최경주는 ‘우즈와 자신을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그 친구는 나보다 키가 크고…”라고 운을 떼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우즈는 몸의 탄력과 (스윙)스피드에서 내가 올라가지 못할 나무”라며 “신체조건에서는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최경주는 “앞으로 많은 후배들이 미국 무대에 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나는 후배들이 미국에서 좋은 성적을 내도록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또 “비영어권 지역 출신 선수들은 경기 감독관(마샬)이 하는 이야기를 정확히 알아들을 수 없다”며 “나도 100% 이해 못해 답답할 때가 있지만, 더욱 노력해서 후배들이 정확한 의사를 전달받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경주는 “한국에 있을 때도 3승이 고비였다”면서 “이제 3승을 이뤘으니 4승, 5승, 6승으로 계속 가겠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한편, 2002년 신한동해오픈 챔피언인 허석호는 “일본 메이저대회인 일본오픈 출전을 포기하고 왔으니 좋은 성적을 내겠다”며 “올해도 피지에이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미국 무대에서 뛰다가 1년 만에 한국 대회에 나서게 된 나상욱은 “올해 초반에만 반짝하다가 후반에 좋지 않았는데 겨울훈련을 혹독하게 치러 내년에는 더 향상된 실력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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