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제이슨 데이(28·호주, 앞쪽)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15-08-17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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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한 어린시절 딛고 골프 입문…올해 3수 끝 메이저 첫승
실력 갖추고도 투병생활·하이옌으로 친적 잃은 악재에 고통
둘째를 임신한 아내(엘리)가 어린 아들(대시)과 함께 18번홀 그린 주변에서 챔피언 등극을 눈앞에 둔 남편을 설레며 기다리고 있었다. 긴 버디 퍼팅을 핀 바로 앞에 붙여 그토록 기다리던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확정지은 순간, 필리핀계 호주의 골프영웅은 복받쳐 오르는 눈물을 억제하지 못한 채 눈물을 글썽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지막 챔피언 퍼팅을 끝내고는 캐디와 얼싸 안은 채 울음을 쏟아냈다.
20대 후반인 그의 골프인생에서 우여곡절이 그만큼 많았던 탓이리라. 필리핀인 어머니와 아일랜드계 호주인 아버지 사이에서 호주 퀸즐랜드주 뷰데저트에서 태어난 그의 어린 시절은 불운했다. 6살 때 골프채를 잡기 시작하게 만든 아버지는 12살 때 위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홀어머니는 집을 두번씩이나 저당 잡히며 돈을 빌려 골프비용을 댔다. 뜨거운 물탱크가 집에 없자 어머니는 주전자 3~4개를 끌여 아들이 샤워를 하도록 했다. 코치의 권유로 집에서 차로 7시간 거리의 골프 아카데미에 들어간 그는 룸메이트로부터 타이거 우즈의 책을 빌려 봐야 했고, 거기서 골프에 대한 영감을 얻었다.
투어 생활도 순탄치 않았다. 19살의 나이인 2006년 마침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입성했으나 4년 뒤인 2010년이 돼서야 데뷔 첫 우승(바이런 넬슨 챔피언)을 일궈낼 수 있었다. 이후 두번째 우승(2014년 액센투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우승)을 차지하는데는 다시 4년을 기다려야 했다.
특히 메이저대회에서는 지독히도 불운했다. 2011년과 2013년 마스터스와 유에스(US)오픈에서, 그리고 여러차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 문턱에 갔다가 4라운드에서 흔들리며 번번이 좌절을 맛봤다. 20차례 메이저대회 출전 톱10 9회 입상, 투어가 알아주는 실력파였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멘털도 문제였다.
16일(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콜러의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제이슨 데이(28·호주, 앞쪽)가 캐디와 포옹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15-08-17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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