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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7.20 18:50 수정 : 2015.07.20 18:50

최운정(왼쪽 등 돌린 이)이 20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아버지 최지연(오른쪽)씨와 함께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실베이니아/AP 연합뉴스

최운정, 7년만에 LPGA 첫 우승
마라톤클래식 연장서 장하나 꺾어

최운정(왼쪽 등 돌린 이)이 20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마라톤 클래식에서 우승한 뒤 아버지 최지연(오른쪽)씨와 함께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실베이니아/AP 연합뉴스
“아버지가 캐디를 봐서 우승 못 하는 거야!”

2009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최운정(25·볼빅·사진)이 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우승과 인연이 없자, 주위 사람들은 이렇게 비아냥거렸다. 다른 선수들처럼 전문 캐디를 쓰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었다. 아버지와 딸의 마음고생은 심했다. 그동안 156개 투어 대회에 출전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세 차례(2012년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2013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2014년 2월 호주 여자오픈) 2위를 차지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 등에서 경찰로 근무하다가 딸 뒷바라지를 위해 2007년 사직한 아버지 최지현(56)씨는 딸을 꼭 우승시키겠다는 일념으로 2008년 2부 투어를 시작으로 8년 남짓 캐디백을 어깨에 멨다. 그러는 사이 얼굴엔 주름살이 늘었고, 몸과 마음도 지쳐만 갔다. 그런 딸이 20일(한국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스 골프클럽(파71·6512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에서 마침내 극적인 우승을 차지하면서 아버지의 시름도 한방에 날아가버렸다.

최운정 선수.
최운정은 이날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하며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던 장하나(23·BC카드)와 공동 선두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 파를 잡고 승리했다.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 부녀는 얼싸안고 눈물을 쏟아냈다. ‘156전 157기’로 일궈낸 감격의 우승이었다.

최운정은 경기 뒤 “믿기지 않는다, 꿈이 이뤄졌다”고 소감을 밝힌 뒤 공을 아버지에게 돌렸다. “다른 선수들이 최고의 캐디로 우승했던 것처럼 아버지도 캐디로서 엄청난 역량을 가지신 분이다. 실제로 다른 선수들이 가장 탐을 낼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캐디다.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다.” 아버지는 딸에게 공을 돌렸다. “운정이는 파워, 비거리, 테크닉이 뛰어나지는 않지만 프로골퍼로서의 직업의식은 매우 강하다. 모든 걸 계획대로 움직이고, 계획을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성실하고 침착한 성격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딸이 정말 대견스럽다.” 아버지는 “딸의 캐디를 계속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딸과 좀 더 이야기해보고 순조롭게 캐디를 바꿀 계획”이라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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