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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 7년차 최운정 ‘156전 157기’ 첫 우승 감격 |
숱한 좌절 속에서도 오똑이처럼 일어났다. 156전 157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데뷔 7년차 최운정(25·볼빅)이 마침내 첫 우승 고지에 오르며 감격의 눈물을 글썽였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 골프클럽(파71·6512야드)에서 열린 마라톤 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다. 최운정은 이날 보기나 더블보기 등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1~3라운드 선두를 달리던 장하나(23·비씨카드)와 공동선두로 마친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홀에서 최운정은 파를 기록해 보기를 한 장하나를 따돌렸다. 우승상금 22만5000달러(2억5000만원).
2009년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활약한 최운정은 그동안 156개 투어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우승권에 근접하고도 뒷심 부족으로 세차례(2012년 6월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2013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지난해 2월 한다 호주여자오픈) 아쉽게 2위를 차지한 게 최고성적이었다. 최운정은 경기 뒤 “미국 진출 9년,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진출 7년 만의 우승이다. 믿을 수 없다. 드디어 해냈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고 우승소감을 밝혔다.
최운정의 우승에는 경찰관 출신 아버지의 헌신적 뒷바라지가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과 세화경찰서에서 근무한 아버지 최지연(56)씨는 딸 뒷바라지를 위해 경찰직을 그만두고 8년 동안 미국에서 딸의 캐디백을 멨다. 최운정은 “주위에서 ‘아빠가 캐디를 하니 우승을 못한다’는 말도 들었지만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기쁘다. 꿈이 이뤄졌다”고 좋아했다. 아버지는 “이 순간을 기다려왔다. 이제 운정이도 골프를 더욱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데뷔한 장하나는 15번째 대회 만에 첫 우승을 노렸으나 마지막날 부진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 선수들은 이날 최운정의 우승으로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서 11승을 합작해 2006년과 2009년에 한국 선수들이 세운 최다승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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