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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5.25 19:05 수정 : 2015.05.25 20:54

안병훈이 24일(현지시각) 열린 2015 유러피언투어 베엠베 피지에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버지니아워터(잉글랜드)/AP 연합뉴스

안재형-자오즈민 아들 안병훈
유럽 메이저대회서 데뷔 첫 우승
21언더파 대회 최소타 기록도
세계랭킹 132→54위 수직상승
“흥분되고 달 위에 떠있는것 같아”

아들이 유러피언투어(EPGA)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쾌거를 이루자, 한국 남자탁구 스타 출신인 아버지 안재형 남자탁구대표팀 코치의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불이 났다. 각종 축하 메시지와 전화, 언론 인터뷰 요청까지. 방송사들은 그를 직접 찾아와 아들의 성공 스토리를 캐물었다. 지난해 11월까지 수년 동안 아들의 캐디백을 메고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는 수화기 너머에서 “지난해 2부 투어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아들을 독립시켰다. 나보다 잘하는 캐디가 필요해서 내가 잘린 것인데, 우승하니 기쁘다”고 껄껄 웃었다.

1980년대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안재형(50)-자오즈민(52)의 외아들인 안병훈(24)이 유럽 프로골프 무대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등극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24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열린 2015 유러피언투어 베엠베(BMW) 피지에이(PGA) 챔피언십(총상금 500만유로) 최종 4라운드. 안병훈은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5개를 홀에 쓸어담는 등 맹타를 휘두른 끝에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71+64+67+65)로 챔피언에 올랐다. 베테랑인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통차이 짜이디(타이) 등 2위 그룹을 무려 6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었다. 2011년 프로데뷔 뒤 정규투어 첫 우승을 유러피언투어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해 기쁨은 더했다. 우승상금으로 94만달러(10억2000만원)의 거금까지 챙겼다.

12번 홀(파5)에서는 ‘앨버트로스’까지 할 뻔했다. 5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친 공이 홀컵 바로 앞에 멈춰 선 것이다. 이글에 만족해야 했지만, 2타를 일거에 줄여 우승할 수 있었던 빛나는 샷이었다. 안병훈은 대회 최소타 기록까지 세우며 유러피언투어 31번째 대회 출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내 인생을 바꾸는 승리다. 마치 제5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기분이다. 아직 흥분되고 달 위에 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아시아 선수라는 데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안병훈(가운데)이 지난해 유러피언 2부 투어(챌린지 투어) 중국 대회에서 아버지 안재형(왼쪽), 어머니 자오즈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재형 남자탁구대표팀 코치 제공
안병훈은 미국에서 아버지가 손수 캐디백을 메는 등 혼신으로 보살핀 끝에 2009년 유에스(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만 17살11개월) 우승이어서 더욱 주목을 끌었다. 2년 뒤 프로로 전향해 유럽 2부 투어인 챌린지투어(통산 1승)에서 뛰다가 퀄리파잉스쿨을 거쳐 올 시즌부터 정규투어에 본격 진입했다. 안병훈은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이 132위에서 54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게다가 올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메이저대회인 유에스오픈과 브리티시오픈 출전 자격도 얻었다. 시즌 상금 112만1706유로(약 13억6000만원)를 기록해 랭킹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탁구 스타 출신인 부모의 디엔에이(DNA)를 물려받았기 때문인지 187㎝, 87㎏의 당당한 체구에 운동신경도 뛰어나다. 7살 때 취미로 골프를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다니다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2005년 미국 플로리다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골프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2009년 아마추어 정상에 선 뒤 다소 주춤했으나, 프로 전향 뒤 2부 투어 출전 등 각고의 세월을 거쳐 4년 만에 유러피언투어 정상에 당당히 섰다.

평균 비거리 304.9야드로, 유러피언투어 선수(206명) 중 13위를 기록하고 있는 드라이버샷이 주특기다. 올해 신인으로 볼보차이나오픈 공동 8위, 스페인오픈 공동 15위 등 좋은 성적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디펜딩챔피언이자 세계 랭킹 1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강호들이 총출동한 대회여서 안병훈의 우승은 더욱 값지다. 매킬로이는 컷도 통과하지 못했다.

안재형와 자오즈민은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각각 남자복식 동메달, 여자복식 은메달과 여자단식 동메달을 따냈다. 안재형은 올해 한국 남자대표팀 코치로 복귀했고, 자오즈민은 중국 베이징에서 모바일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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