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이 24일(현지시각) 열린 2015 유러피언투어 베엠베 피지에이 챔피언십 마지막 라운드에서 우승이 확정된 뒤 기뻐하고 있다. 버지니아워터(잉글랜드)/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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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재형-자오즈민 아들 안병훈
유럽 메이저대회서 데뷔 첫 우승
21언더파 대회 최소타 기록도
세계랭킹 132→54위 수직상승
“흥분되고 달 위에 떠있는것 같아”
아들이 유러피언투어(EPGA) 메이저대회 첫 우승의 쾌거를 이루자, 한국 남자탁구 스타 출신인 아버지 안재형 남자탁구대표팀 코치의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불이 났다. 각종 축하 메시지와 전화, 언론 인터뷰 요청까지. 방송사들은 그를 직접 찾아와 아들의 성공 스토리를 캐물었다. 지난해 11월까지 수년 동안 아들의 캐디백을 메고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아버지는 수화기 너머에서 “지난해 2부 투어 마지막 대회를 끝으로 아들을 독립시켰다. 나보다 잘하는 캐디가 필요해서 내가 잘린 것인데, 우승하니 기쁘다”고 껄껄 웃었다.
1980년대 한-중 핑퐁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안재형(50)-자오즈민(52)의 외아들인 안병훈(24)이 유럽 프로골프 무대 메이저대회 챔피언에 등극하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24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서리주 버지니아워터의 웬트워스클럽 웨스트코스(파72·7302야드)에서 열린 2015 유러피언투어 베엠베(BMW) 피지에이(PGA) 챔피언십(총상금 500만유로) 최종 4라운드. 안병훈은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 버디 5개를 홀에 쓸어담는 등 맹타를 휘두른 끝에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71+64+67+65)로 챔피언에 올랐다. 베테랑인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와 통차이 짜이디(타이) 등 2위 그룹을 무려 6타 차로 따돌린 완벽한 우승이었다. 2011년 프로데뷔 뒤 정규투어 첫 우승을 유러피언투어 메이저대회에서 달성해 기쁨은 더했다. 우승상금으로 94만달러(10억2000만원)의 거금까지 챙겼다.
12번 홀(파5)에서는 ‘앨버트로스’까지 할 뻔했다. 5번 아이언으로 두번째 친 공이 홀컵 바로 앞에 멈춰 선 것이다. 이글에 만족해야 했지만, 2타를 일거에 줄여 우승할 수 있었던 빛나는 샷이었다. 안병훈은 대회 최소타 기록까지 세우며 유러피언투어 31번째 대회 출전 만에 감격의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내 인생을 바꾸는 승리다. 마치 제5의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기분이다. 아직 흥분되고 달 위에 떠 있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한 아시아 선수라는 데에도 자부심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안병훈(가운데)이 지난해 유러피언 2부 투어(챌린지 투어) 중국 대회에서 아버지 안재형(왼쪽), 어머니 자오즈민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안재형 남자탁구대표팀 코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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