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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5 18:41 수정 : 2005.10.05 18:48

내년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에 진출하는 한국여자골프의 기대주 배경은이 푸른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미소를 짓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만나봅시다

■ 2006년 LPGA 투어 진출 배경은

13살때 ‘박세리 맨발투혼’ 에 감동
“나도 언니처럼”

“세리 언니 정말 멋졌어요. 숨막히게 했던 그 샷!”

요즘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여자골프 기대주 배경은(20·CJ). 그는 7년 전인 1998년, 그 새벽의 감동을 이야기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마치 자신이 세리가 된 것처럼 주먹을 불끈 쥔다.

당시 박세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유에스여자오픈에서 공이 연못가 러프에 빠졌지만 바지를 걷어올린채 연못에 들어가 침착하게 쳐올리며 ‘최연소(21살) 메이저대회 우승’ 드라마를 연출했다. 텔레비전으로 이를 지켜보던 서울 서초구 서일중 1학년 배경은의 심장이 마구 뛰었다. 양발을 벗자 드러난 세리언니의 흰발목은 배경은의 도전의식을 더욱 자극했다.

“바로 저거야!” 다이어트도 할 겸 운동하라는 아버지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부터 골프를 치긴 했지만 그 때만 해도 프로 선수까진 생각하지 않았던 배경은이었다.

내년이면 21살. 그리고 그토록 갈망했던 엘피지에이 투어에 진출한다. 올 시즌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에서 상금랭킹 3위에 오르며 1부 투어 풀시드권을 획득한 것이다. 뒤늦게 국내 대회에 합류해 올시즌 4경기 밖에 뛰지 못했으나 지난달 11일 에스케이 엔크린 인비테이셔널(총상금 4억원)에서는 2위를 차지하더니, 30일 국내 최고 권위의 신세계배 27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선수권대회(총상금 3억원)에서 정상에 올라 국내 상금랭킹 1위에 뛰어올랐다.

박세리의 부진으로 속을 태우던 소속사 씨제이(CJ) 쪽은 배경은의 급부상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제2의 박세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다. 그러나 배경은은 시원하고도 당당한 모습을 보이며 ‘제2의 박세리’로 불리기 보다는 ‘그냥 최고의 배경은’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죽기 살기’식 싫어 즐기면서 칠래요-배경은

배경은은 지난 2년동안 퓨처스 투어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외국 선수들은 골프를 즐기며 여유롭게 쳐요. 한국 선수들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성적에 매달리는데….”

특히 ‘골프여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길게 보며 5년 전부터 웨이트 트레이닝하면서 정신력도 단련시켰대요. 그래서 지난해부터 더욱 빛이 난 것 같아요. 한국 선수는 대개 1~2년 안에 승부를 내려고 해요.”

배경은은 경기 중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한다. “제 장점은 버디를 낚으나 보기를 범하나 항상 활달하다는 거예요.” 자신의 장점을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한다.

“징크스요? 경기 시작할 때 1, 2, 3번홀에서 파-파-파로 시작하면 잘 풀리는 것 같아요. 버디보다는 파-파-파가 좋아요. 스타트가 너무 좋아도 후반에 흔들리는 것 같아요.”

배경은은 누구

배경은은 틈나는대로 책을 읽는다. 주변에서 그를 ‘책벌레’라고 부를 정도이다. “깨어있는 시간의 3분의 2를 골프연습에 투자해요. 그래고 남는 시간을 쪼개 1주일에 2권은 읽어요. 책은 한국서 ‘공수’해요. 요즘엔 소설가 김진명의 <살수>를 읽고 있어요. 그분 글 풀어가는 스타일이 맘에 들어요.”

배경은은 “소렌스탐처럼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자세로 큰 욕심 안내고 기량을 좀더 쌓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가슴 한켠에 왜 욕심이 없을까. “기회가 된다면 내년 엘피지에이에서 신인왕 해보고 싶어요. 좀더 행운이 붙는다면 우승도 한두번….”

배경은은 푸른 하늘의 흰 뭉개구름을 환한 미소로 바라다 본다. 글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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