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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4.06 19:09 수정 : 2015.04.06 19:09

브리터니 린시컴(가운데)이 6일(한국시각)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 우승으로 시즌 첫 메이저 퀸에 오른 뒤, 그의 캐디(맨 왼쪽), 아버지(맨 오른쪽), 약혼자와 함께 18번홀 그린 옆 ‘포피의 연못’에 빠지는 우승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랜초미라지/AFP 연합뉴스

첫 메이저대회 ANA 역전우승
18번홀 이글로 공동선두 도약
3차 연장전서 루이스 따돌려
김세영, 막판 난조끝 공동 4위

데뷔 첫해 ‘메이저 퀸’을 눈앞에 두고 있던 김세영(22·미래에셋)은 심적 압박감 때문인지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었다.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에게 3타 차 단독선두로 앞서며 같은 챔피언조에서 최종 라운드를 출발했으나, 김세영은 후반 홀 들어서 티샷과 퍼트가 갑자기 흔들리며 우승권에서 차츰 멀어져 갔다. 4퍼트에다 더블보기도 2개나 범했다.

그러는 사이 올해 우승 경쟁에서 양희영·박인비·김효주 등 한국 선수에게만 3차례나 패하며 체면을 구긴 전 세계랭킹 1위 루이스는 안정된 플레이로 17번홀까지 9언더파 단독선두를 지키며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6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힐스 컨트리클럽(파72·6769야드)에서 열린 2015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에이엔에이(ANA) 인스퍼레이션’(총상금 250만달러) 4라운드에서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복병이 나타났다. 바로 루이스의 동갑내기 ‘절친’ 브리터니 린시컴(미국)이었다. 챔피언조 바로 앞조에 있던 린시컴은 루이스에게 2타나 뒤진 채(중간합계 7언더파) 18번홀을 남겨놓고 있었다. 우승도 가물가물해지는가 싶었다. 한가닥 희망은 남아 있었다. 이 홀은 파5·485야드로 장타자인 그로서는 두번째 샷으로 이글을 노려볼 만한 상황. 호쾌한 드라이버샷이 비거리 290야드를 훌쩍 넘기며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핀까지 남은 거리는 188야드. 린시컴은 5번 아이언을 뽑아들고 회심의 샷을 했고, 그린 왼쪽에 튕긴 공은 턱 하나를 넘더니, 오른쪽으로 핀 쪽을 향해 데굴데굴 굴러갔다. 그리고 홀컵 2m 옆에 멈춰섰다.

일거에 2타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를 놓치지 않고 성공시킨 린시컴은 오른팔을 번쩍 들고 껑충껑충 뛰며 좋아했고, 최종합계 9언더파 279타(72+68+70+69)를 기록하며 루이스와 공동선두로 라운드를 마쳤다. 린시컴의 이 기적적인 이글 장면은, 6년 전인 2009년 같은 대회 같은 4라운드에서 그가 만들어낸 이글의 ‘데자뷔’였다. 린시컴은 당시 17번홀까지 크리스티 맥퍼슨(미국)에게 1타 차로 뒤져 있었으나 18번홀 이글로 승부를 뒤집고 생애 첫 ‘메이저 퀸’에 등극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하이브리드로 두번째 샷을 했는데, 올해와 비슷하게 그린 왼쪽에 떨어진 공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오른쪽으로 굴러 홀 1m 거리에 붙었고 이글을 성공시킨 것이다.

김세영 선수.
린시컴은 이번 대회에서 결국 루이스가 18번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최종합계 9언더파(72+69+68+70)로 마치면서 역전 기회를 잡았다. 18번홀에서 치러진 연장전 3번째 승부에서 루이스가 아이언샷 실수로 보기를 범하는 사이, 파를 기록한 린시컴이 우승을 확정지으며 우승상금 37만5000달러(4억원)를 챙겼다. 린시컴은 그동안 4차례 연장전에서 모두 고배를 마신 끝에 연장전 첫 승리를 따내며 투어 통산 6승 고지에 올랐다. 린시컴은 “이글은 언제 나와도 대단한 것인데 6년 전처럼 이 대회 마지막날, 마지막 홀에서 똑같이 이글을 잡아내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에서 데뷔 첫 승을 거둔 김세영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승부였다. 이날 10번홀까지 11언더파를 기록하며 루이스한테 2타 앞선 선두였지만, 이후 11번홀(파5)과 12번홀(파4) 연속 보기로 루이스에게 2타 차 선두를 허용했다. 이어 13번홀(파4) 버디로 다시 10언더파 공동선두가 됐으나, 14번홀(파3)에서 4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하며 다시 무너졌다. 결국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72+65+69+75) 공동 4위로 마쳤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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