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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0.03 16:57 수정 : 2005.10.03 16:57

올해 부진으로 자칫 장기 슬럼프로 빠져들 뻔 했던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3년만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 우승을 차지한데는 숨은 '도우미'들이 많았다.

2002년 한해 2승을 일궈내며 세계 정상급 스타로 발돋움했던 최경주는 2003년과 작년 우승은 없었지만 메이저대회를 비롯한 특급 대회에서 선전을 바탕으로 세계랭킹 20위권을 지켰다.

하지만 올해 최경주는 까닭 모를 부진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우승컵을 안은 크라이슬러클래식 이전까지 21개 대회에 출전한 최경주는 톱10 입상은 2번에 불과했고 컷오프도 5차례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6월 US오픈 이후 치른 8개 대회에서는 한마디로 죽을 쒔다.

5차례 컷오프 가운데 3차례가 이 기간 나왔고 가장 좋았던 성적이라야 PGA챔피언십 공동40위.

바닥권을 헤맨 탓에 손에 쥐는 상금도 대회당 1∼2만달러에 그쳤다.

시즌 상금도 81만여달러에 불과해 랭킹 87위까지 처져 있었다.


이런 최경주가 그간 부진을 한방에 날리는 우승을 차지한데는 주변의 조언과 적절한 장비 교체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경주는 사실 지난해부터 스윙을 고쳐왔다. 2002년 우승까지 했지만 스윙이 흐트러져 있다는 지적을 받은 것.

이는 어려운 시절 동고동락했던 친구 이경훈씨가 눈썰미 있게 관찰한 결과였다.

또 이번 대회 개막 이틀 전 연습 라운드를 함께 하던 후배 위창수가 퍼팅에 대한 조언을 해준 것은 결정적이었다.

최경주는 "위창수의 지적은 새로운 게 아니었다. 알고 있었지만 그동안 잊고 있었던 것"이라며 위창수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했다.

장비 교체는 최경주가 '비거리'를 어느 정도 줄이더라도 정확도를 높이자는 생각에 결정한 것이다.

클럽을 모두 길이를 조금씩 줄여 컨트롤이 용이하도록 했다.

올해부터 최경주의 후원을 맡고 있는 나이키는 신제품 SQ드라이버 시제품을 최경주의 백에 넣어줬다.

11월에 시장에 나올 예정인 이 신제품은 헤드폭이 넓어 미스샷 방지에 탁월하다는 설명이다.

최경주의 트레이드마크가 되다시피한 오렌지 샤프트를 공급하는 MFS코리아도 도매가격이 개당 800달러에 이르는 초고가 샤프트인 '오직'을 최경주의 클럽에 장착해줘 클럽이 최상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했다.

하지만 최경주 우승의 일등공신은 고향 완도의 백사장.

이날 최종 라운드에서 마루야마 시게키의 맹추격을 잠재운 2개의 버디는 모두 환상의 벙커샷에서 나왔고 이는 완도의 백사장에서 샌드웨지가 닳아 못 쓰게 될 때까지 연습하면서 몸에 익은 벙커샷 실력 덕분이었다.

최경주는 승부처가 된 12번홀(파3)에서는 벙커에서 친 두번째샷을 홀에 집어넣었고 13번홀(파5)에서는 두번째샷이 벙커에 들어갔지만 벙커샷으로 홀 1m에 붙여 버디를 뽑아냈다.

이와 함께 신앙심에 토대가 된 강인한 정신력도 최경주에게는 커다란 자산이 아닐 수 없다. 우승 직후 최경주는 "오랜 기도로 평안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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