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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23 19:27 수정 : 2015.03.23 21:10

LPGA 파운더스컵 우승…한국계 6연승
공식데뷔 3경기만에 정상 올라
벌집 해프닝 탓 ‘보기’ 범했지만
3개홀 연속 버디로 선두 지켜내

김효주가 23일(한국시각)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파운더스컵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이 무거워 들어올리지 못하자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피닉스/유에스에이투데이스포츠 연합뉴스
한국에서 건너간 ‘슈퍼루키’가 미국을 대표하는 10살 연상의 ‘베테랑’과 챔피언조에서 벌인 우승 대결은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빨간 반팔 티셔츠를 입고 마지막 18번홀(파4) 그린 위로 향하는 신인 김효주(20·롯데)의 발걸음은 너무도 가벼워 보였다. 불과 1타 차로 앞선 상황에서 극도로 긴장할 법한데도 두번째 샷을 보란 듯이 핀 3m 부근까지 붙여놓은 순간, 우승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겁 없는 루키’라는 명성 그대로였다.

올해 들어 두번씩이나 한국 선수와 우승을 다투다 고배를 마신 전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두번째 샷이 핀을 지나 8m 부근에 서면서 우승과 멀어졌다. 결국 루이스의 버디퍼트는 핀을 지나가 버렸고, 김효주는 침착하게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미국 본토 무대 공식 첫 도전에서 시즌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누리집(홈페이지)은 “압박감에도 김효주는 당황하지 않았다. 매우 솜씨 있는 경기력(masterful display)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루이스도 김효주에 대해 “정말 흔들림이 없었다(solid)”고 평가했다.

■ 미국 본토 가자마자 우승

김효주가 시즌 3개 대회 출전 만에 우승해 미국 무대 연착륙에 성공했다. 23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골프클럽(파72·6583야드)에서 열린 제이티비시(JTBC) 파운더스컵(총상금 150만달러) 마지막날 4라운드. 아시아 투어 뒤 2주 만에 미국으로 옮겨 치러진 시즌 6번째 대회에서 김효주는 버디 7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65+69+66+67)를 기록하며 루이스를 3타 차 2위로 밀어내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5000만원). 정확히 만 19살8개월8일의 나이에 이룬 쾌거였다.

지난해 초청선수로 출전한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명예의 전당 회원인 카리 웹(호주)을 당당히 제치고 최연소 메이저 퀸에 올랐던 김효주로서는 미국 투어 통산 2승째를 기록했다. 지난 2월 혼다 엘피지에이 타일랜드에서 공동 23위로 다소 부진하게 시즌을 출발했으나, 3월 에이치에스비시(HSBC) 위민스 챔피언스 공동 8위로 상승세를 보였고, 이번에 절정의 샷 감각으로 정상에 올라 시즌 돌풍을 예고했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 4위로 도약했다.

전반 9홀까지 단독 선두를 지키며 순항하던 김효주는 10번홀(파4)에서 뜻하지 않은 위기를 맞았다. 드라이버샷이 정확하지 않아 나무 옆에 떨어졌는데 공교롭게도 그 나뭇가지에 커다란 벌집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놀란 김효주는 자칫 샷 실수로 벌집을 맞힐 수 있다며 경기위원을 불러 구제를 요청했으나 묵살당하고 말았다. 결국 아이언으로 레이업을 해야 했고, 결국 세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렸지만 2퍼트로 보기를 범했다. 그러나 김효주는 이에 흔들리지 않고 이후 3개 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등 오히려 신들린 듯한 샷을 선보이며 ‘강심장’임을 입증했다. 김효주는 시상식에서 “아직 영어를 완벽하게 배우지 못해 한국말로 인터뷰를 하게 돼 죄송하다”며 “대회를 후원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미국, 유럽은 없다”

김효주의 이번 우승으로 올해 열린 미국 투어 6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한국계 포함)들이 모두 우승을 휩쓸었다. 시즌 개막전인 코츠 골프 챔피언십의 최나연(28·SK텔레콤),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의 김세영(22·미래에셋자산운용), 호주여자오픈의 리디아 고(18·한국이름 고보경·뉴질랜드 국적), 혼다 엘피지에이 타일랜드의 양희영(26), 에이치에스비시 위민스 챔피언스의 박인비(27·KB금융그룹) 등이 주인공이다. 국산공 생산업체인 볼빅의 후원을 받는 이일희(27)와 이미향(22)은 나란히 16언더파 272타 공동 3위로 선전했다. 최나연과 김세영, 리디아 고는 15언더파 273타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미국인들이 경악하는 ‘사우스코리안’의 돌풍이 27일 개막하는 기아 클래식에서도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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