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5.03.01 21:27
수정 : 2015.03.0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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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오른쪽 둘째)이 1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혼다 타일랜드 대회에서 우승을 확정지은 뒤 동료 한국 선수들에게 축하 물세례를 받고 있다. 파타야/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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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혼다대회서 생애 2번째 우승
최근 5경기서 톱5 4번…상금 1위
양희영(26)이 마지막 퍼팅을 앞두자 필드 뒤에선 동료 한국 선수들이 종이컵에 한가득 물을 채웠다. 세계 3위 스테이시 루이스(30·미국)를 두 타 차로 밀어내고 사실상 우승을 확정한 상태였다. 그가 홀컵에 공을 떨어뜨리자 물세례가 쏟아졌다. 양희영은 흠뻑 젖은 상의를 두 손으로 짜내며 2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양희영이 1일 타이 촌부리의 시암 컨트리클럽 파타야 올드코스(파72·654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혼다 타일랜드(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엘피이지에이 투어 생애 두번째 우승이다. 접전이 이어지던 15번 홀에서 루이스가 더블보기로 흔들리는 사이 버디를 낚아올린 장면이 압권이었다.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고 세계적 강자를 완벽하게 제압한 장면이었다.
중학교 시절 오스트레일리아 골프 유학을 떠난 양희영은 17살 때 유럽투어 대회인 ANZ레이디스마스터스 최연소 우승을 달성하며 기대를 모았다. 2008년 엘피지에이에 진출했지만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했다. 미국 무대에서 7년간 준우승을 6차례나 했지만 우승 트로피는 하나밖에 챙기지 못했다. 2013년 한국에서 열린 하나외환 챔피언십 첫 우승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5개 대회에서 톱 5에 네 차례나 들었다. 특히 지난주 막을 내린 호주오픈에서 리디아 고(18·뉴질랜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서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
양희영은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2억4700만원)를 따내며 시즌 상금 41만2358달러를 확보했다. 시즌 상금 랭킹에서 리디아 고(31만5897달러)를 끌어내리고 단숨에 선두로 나섰다. 양희영은 우승 뒤 “믿기 어렵고 꿈만 같다. 첫 승이 일찍 나왔는데 올 시즌엔 메이저 우승에도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양희영의 우승으로 올 시즌 엘피지에이 한국 선수들의 거센 돌풍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선수들은 개막전부터 최나연-김세영이 2연승을 달렸고, 이날 승리로 개막 뒤 4개 대회에서 3승을 휩쓸고 있다. 나머지 1승은 뉴질랜드 동포인 리디아 고가 작성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한국 선수들은 2위 이미림을 포함해 김세영(공동 5위), 박인비(공동 7위) 등 톱 10에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슈퍼 루키’ 김효주(20·롯데)는 공동 23위(7언더파 281타)로 미국 무대 공식 데뷔전을 마쳤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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