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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6 16:11 수정 : 2005.09.26 16:11

완공 후 1년 6개월 가까이 닫혀 있었던 난지골프장(9홀)이 우여곡절 끝에 임시 개장하게 됐지만 논란의 불씨를 남겨 당사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과 서울시간 2라운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박재호 체육공단 이사장은 26일 시민 체육시설 확충을 위해 총 사업비 146억원을 들여 지난해 4월 완공한 난지골프장을 다음 달 4일부터 무료로 임시 개장한다고 밝혔다.

체육공단의 이 같은 결정은 골프장의 운영 주체와 성격을 둘러싸고 법정 공방을 진행중인 서울시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나왔다는 점에서 다소 놀랍다.

더욱이 시범라운드 성격이더라도 선착순에 따라 장비(카트) 사용료차 받지 않고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건 파격에 가깝다.

새벽 5시부터 도착순으로 손목띠와 번호표를 나눠주고 일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7시부터 일몰 3시간 전까지 골프장을 운영한다는 방침.

하루 4인1조의 60개팀 240명 정도만 소화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수준급 골프장을 공짜로 이용할 수 있게 된 시민들이 골프장 입구부터 길게 줄을 늘어설 것이라는 건 보지 않고도 예상되는 장면이다.

토지 사용허가와 기부채납 절차를 밟지 않은 체육공단의 골프장 개장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서울시도 물리력을 동원한 입구 폐쇄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시민들이 이용하는 건 문제가 없어 보인다.

공단은 개장 후 매월 1억5천만원 내외의 관리비를 쓰면서도 좋은 골프장을 놀려 왔다는 점에서 무료 개장을 통해서라도 국내 최초의 대중골프장을 시민들의 품에 돌려주자는 취지다.

하지만 `공익'과 `사회적 비용 손실 최소화' 논리를 내세운 공단의 강행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른쪽 당사자인 서울시의 동의를 구하지 못한 `반쪽 개장'이라는 점에선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서울시는 물리적으로 골프장 개장을 막지 않는 대신 사용중지 명령과 행정대집행법에 따른 계고와 대집행으로 토지 사용허가를 받지 않은 체육공단의 무단 사용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2차례의 가처분 소송에서 고배를 마신 서울시가 항소를 제기, 골프장 소송이 진행형인 상황에서 또 한번의 첨예한 기싸움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체육공단은 "재판의 불리함에도 수익과 반사적 이익에 대한 고려없이 임시 개장을 하게 된 건 법원 판결 전이라도 시민들이 골프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공공의 이익을 우선했기 때문"이라고 개장 강행의 변을 밝혔다.

하지만 땅 주인인 서울시와 협의를 거치지 않고 공단의 일방적인 골프장 개장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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