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1.17 18:51
수정 : 2014.11.17 18:51
김초롱, LPGA 오초아대회 우승
“최근 우울증에 수시로 자살충동
어머니·친구 오초아가 큰 위안돼”
가장 최근 우승을 차지한 게 21살 때였다. 17살 때 유에스(US) 여자주니어챔피언십 우승, 이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풀시드권 확보, 3년 뒤 프로골프 최연소 누적상금 100만달러 돌파 등 천부적인 골프 재능을 자랑하던 크리스티나 김(김초롱)이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수년간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2년 전에는 “부상이 겹치면서 우울증에 빠졌다. 수시로 자살충동을 느꼈고, 6개월간 치료와 상담을 받아 왔다”고 고백했다.
그러던 그가 9년 만에 엘피지에이 정상에 다시 섰다. 크리스티나 김은 17일(한국시각)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0만달러)에서 2차 연장 접전 끝에 펑산산(중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펑산산은 “크리스티나를 뺀 나머지 선수들이 2등 싸움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절대 크리스티나를 따라잡을 수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티나로서는 극적인 우승이었다. 2005년 미첼컴퍼니 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대회 우승 뒤 9년 만이자 222개 대회 만에 차지한 우승이다. 2004년 롱스 드러그스 챌린지 우승과 함께 개인 통산 세번째 우승이기도 하다. 그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특유의 베레모를 눌러쓴 채 어린아이처럼 익살맞은 동작으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뒤 크리스티나는 다시 정상에 오르기까지 특별한 도움을 준 두 명을 언급했다. 그는 “‘밤이 아무리 어두워도 다음날에는 늘 아름다운 해가 뜬다’던 어머니의 말씀이 힘겨웠던 시절 큰 위안이 됐다”고 말했다. 그의 오랜 친구이자 이번 대회 주최자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삶의 태도를 가르쳐줬다. 크리스티나는 “대회 내내 힘이 들 때마다 ‘오초아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했다. 오초아는 화나는 일이 있어도 골프장에서는 천사 같은 태도로 경기에 나선다. 오초아처럼 두 손을 허리에 댔더니 어깨가 젖혀지면서 자세가 좋아졌고 안정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인비(11언더파 277타)는 단독 3위를 차지하며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 9점을 추가했다. 박인비는 이 부문 선두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를 3점 차로 추격했다. 루이스는 공동 28위(3오버파 291타)에 그치며 포인트를 따지 못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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