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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11.04 19:08 수정 : 2014.11.04 21:01

김효주가 4일 경기도 성남 남서울골프클럽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김효주는 내년에 엘피지에이(LPGA) 정복에 나선다. 성남/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최연소·최초’ 골프스타 김효주

가을 햇살을 가득 품은 얼굴에 생기가 돈다. 한국 나이로 스무살. 언뜻 무뚝뚝해 보이지만 상대를 기분 좋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스무살답게 솔직하고 호쾌하고 또 담백하다.

4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남서울골프장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 김효주(롯데)를 만났다. “연습공 칠 시간이 필요해서” 이번주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에이디티(ADT)캡스 챔피언십(7~9일·김해 롯데스카이힐CC)에는 출전하지 않는다.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거뒀던 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 때도 만족스런 샷감은 아니었다. “콘택트가 거의 안 됐어요. 간신히 파로 막고 그랬죠. 잘 안 맞아서 그랬는지 연장전에서도 긴장이 안 됐어요. 내가 잘 맞는데 우승 못했으면 많이 아쉬웠을 텐데 그래도 잘한 것 같아요. (한연희) 감독님은 스윙에 대해 나쁜 부분은 없다고 하시는데 나는 연습이 더 필요해요.”

KLPGA 4관왕 예약
상금왕 대상 다승 평균타수…
올 상금 15억…“용돈은 없어요”
내년엔 LPGA 신인왕 도전

20여개 ‘선글래스 사랑’
강한 햇빛에 노출, 시력 안 좋아
겨울에는 라식수술 하고 싶어
승부욕 자극하는 게 골프 매력

골프를 처음 시작한 것은 여섯살 때였다. 강원도 원주 집 근처 스포츠센터를 찾았다가 골프에 빠졌다. “어렸을 때 학원차가 늘 골프연습장 앞에 내려줬던 기억이 나요. 치다 보니 국가대표 상비군이 되고 자연스럽게 프로 선수까지 됐네요.” ‘골프 신동’으로 불렸지만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는 탈락했다. 골프 시작 뒤 첫 시련이었다. “초반에 1등으로 가다가 떨어졌는데 3일 동안 잠을 못 잤어요. 그냥 누워 있는데 눈물까지 나더라고요.”

김효주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2012년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했고 두 달 뒤 참가한 일본 투어에서는 최연소 우승 기록(16살 332일)까지 갈아치웠다. 2012년 10월 프로 전향 뒤에는 데뷔 최단기간(2개월11일)에 우승(현대차 중국여자오픈)하는 기록도 세웠다. 올해는 국내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시즌 5승으로 여자 골퍼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엘피지에이 투어 자동출전권도 획득했다. 그야말로 파죽지세다. 그는 사인을 할 때 깃대를 그리고 안에 투어 우승 횟수를 적는데 데뷔 2년 만에 벌써 ‘7’이라는 숫자를 새겼다.(사진) 김효주는 현재 케이엘피지에이 상금왕을 비롯해 대상, 다승, 평균타수 등 4관왕을 예약한 상태다.

김효주의 사인. 깃대를 그리고, 안에 투어 우승 횟수를 적는다. 데뷔 2년 만에 벌써 숫자 ‘7’을 새겼다.
올 시즌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상금만 15억원이 넘는다. 그래도 “힘들게 번 돈이라서” 허투루 돈을 쓰지는 않는다. 상금을 모두 부모님께 드리고 용돈조차 받지 않는다. 신용카드도 물론 없다. “딱히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고 돈 쓰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요.” 가장 최근에 뭘 샀느냐는 물음에 김효주는 “1만6000원짜리 피자”라고 답했다. 휴대폰 기기도 약정이 끝나야 바꿀 거란다.

그나마 욕심을 내는 것이 선글라스다. 갖고 있는 선글라스만 20개 이상이다. 패션 때문이 아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눈이 안 좋아서 하드 렌즈를 끼고 다니는데 경기 때 선글라스를 끼지 않으면 정말 힘들어요. 눈이 완전히 망가진 상태라서 시력도 얘기해주지 않는데 상황 봐서 겨울에 라식 수술을 하려고요.” 그의 눈이 급격히 나빠진 것은 어릴 적 선글라스 없이 계속 필드에 나갔다가 강한 햇빛에 눈이 많이 노출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김효주가 생각하는 자신의 강점은 ‘단순함’이다. 필드에서 크게 생각을 안하고 실수를 해도 ‘칠 수만 있으면 치면 되지’하고 생각한다. 특별한 징크스는 없다. 1라운드 때는 1번 공, 2라운드 때는 2번 공, 3라운드 때는 3번 공을 쓴다. 4번 공을 꺼리는 선수도 있지만 김효주는 4번 공도 좋아한다. 여름에는 대회 마지막날 같은 옷을 입기도 했다. 신발도 같은 디자인을 고집한다. 지금 신고 있는 신발도 아마추어 때부터 계속 신던 것이다. “신발이 2~3개 있는데 다 똑같은 디자인이에요. 새것으로 바꿔도 똑같은 것만 신어요. 그게 편하거든요.”

그에게 골프의 매력은 무엇일까. “가끔 짜증나기는 하는데 자존심이나 승부욕을 자극하는 것 같아요. 연습할 때 공이 잘 안 맞으면 계속 맞을 때까지 한 클럽으로만 치거든요. 정확히 만족스럽게 맞게 되면 곧바로 다른 클럽으로 바꾸죠. 그렇게 감을 잡고 그대로 그 기분대로 그 클럽을 경기 때 써요. 감독님이나 아버지나 제가 클럽 바꾸는 것을 보면 ‘저건 이제 잘 맞나 보다’ 하시죠.”

김효주는 내년 2월부터 엘피지에이 투어에 본격적으로 도전한다. 그가 그리는 10년 뒤 모습은 어떨까. “명예의 전당에 들기 위해 계속 투어를 돌고 있지 않을까요. 일단 내년에 신인왕에 도전하고요.”

성남/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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