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10.13 18:51
수정 : 2014.10.13 18:51
작년 5월 첫승 뒤 긴 슬럼프
지난 시즌 톱10 한번도 못해
“마음고생 심해…감회 새롭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2014~2015 시즌 개막전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의 실버라도컨트리클럽(파72·7203야드)은 30년 넘게 투어 대회가 열리지 않았던 곳이다. 그만큼 선수들에게는 낯선 곳이었고 코스도 꽤나 까다로웠다. 1~4라운드 평균 타수가 이븐파에 가까운 71.7타였다. 하지만 실버라도에 딱 맞는 골퍼가 있었다. 배상문(28·캘러웨이)이었다.
배상문은 13일(한국시각) 실버라도컨트리클럽에서 끝난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지만 3라운드까지 경쟁자들을 4타 차로 따돌려 문제가 되지 않았다. 평균 타수는 68.609타였다. 지난해 5월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우승 이후 통산 두번째 투어 우승으로, 우승상금은 108만달러(11억5000만원)를 챙겼다. 지난 시즌 24개 대회 참가로 획득한 총상금(71만8111달러)보다도 많다. 피지에이 투어에서 통산 2승 이상을 거둔 한국 선수는 최경주(8승), 양용은(2승)에 이어 배상문이 3번째다. 마지막날 5언더파를 몰아 친 스티븐 보디치(호주)가 배상문에게 두 타 뒤진 2위(13언더파 275타)에 올랐다.
2013~2014 시즌 동안 배상문은 11차례 컷오프 됐으며 톱10에는 단 한번도 들지 못했다. 투어 데뷔 첫 우승 이후 슬럼프가 아주 길었다. 배상문은 “지난 시즌 성적이 안 좋아서 이번 대회는 우승보다는 톱10을 목표로 참가했다. 첫 우승 하고 마음고생이 정말 심했는데 이렇게 씻어버릴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에이피> 통신은 “배상문은 4라운드 후반 9홀에서 3개의 보기를 기록하고 두번은 어려운 파를 기록했으나 하루 종일 아무도 그를 두 타 차 안으로 압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개막전 기록만 놓고 보면 그린 적중률이 아주 좋아졌다. 지난 시즌에는 62.94%(146위)였는데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는 75.00%(8위)였다. 지난해보다 비거리가 10.9야드 늘어난 드라이브의 정확도(55.35%)는 다소 떨어졌다. 배상문은 “실버라도컨트리클럽 같은 클래식 코스를 정말 좋아한다”며 “클래식 코스는 페어웨이가 정말 좁고 그린도 작으며 기복도 심해서 아이언샷이 정말 좋아야만 한다”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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