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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9.25 20:34 수정 : 2014.09.25 22:15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골프 선수 하슈마툴라 사르와리(왼쪽)와 알리 아흐마드 파잘이 자세를 잡고 있다.

택시기사 사르와리·학생 파잘
“잔디서 골프 친 적 별로 없어
적응되면 더 나은 성적 낼 것”

하슈마툴라 사르와리(25·사진 왼쪽)는 아프가니스탄 카불 시내에서 택시를 몬다. 아침 8시부터 저녁 9시까지 하루 13시간 동안 부지런히 운전을 한다. 1주일에 3번 두 시간 정도는 운전대를 놓는다. 카불골프클럽에 가기 위해서다. 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골프장인 카불골프클럽은 6홀로 돼 있으며 거친 풀과 돌멩이 섞인 모래만 있다. 골프장 그 자체가 벙커인 셈이다.

잔디 골프를 칠 때도 있다. 1년에 2~3차례 정부 지원으로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등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할 때다. 그에게는 대회 참가가 곧 잔디 골프 연습 시간이 된다. 지금껏 기록한 최고 성적은 10오버파 82타(인도 대회). 중국산 연습용 클럽과 다른 사람이 쳤던 연습용 공을 가지고 참가한 것치곤 꽤 잘 나왔다.

사르와리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는 알리 아흐마드 파잘(22·오른쪽)과 함께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했다. 2010 광저우에 이어 아시안게임 참가는 두번째다. 25일 인천시 드림파크컨트리클럽(72타·7031야드)에서 처음 치른 1라운드에서 사르와리는 4번 홀(파4)에서만 4타를 잃으면서 19오버파 91타, 파잘은 트리플 보기를 3차례나 기록하면서 22오버파 94타를 쳤다. 1라운드에 참가한 80명 선수들 중 파잘은 꼴찌에서 셋째(78위), 사르와리는 다섯째(76위)다.

그래도 이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광저우 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광저우 대회 때 사르와리는 꼴찌에서 셋째, 파잘은 꼴찌였다. 파잘은 5번 홀(파3)에서 버디의 짜릿함도 맛봤다. 사르와리는 경기 뒤 <한겨레> 인터뷰에서 “연습용 클럽으로 프로 골프장에서 공을 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잔디에서 골프를 친 적도 별로 없어서 대회를 치르면서 잔디에 익숙해지다 보면 2~4라운드 때는 더 나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르와리는 집 옆에 골프장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골퍼가 됐다. 슈퍼마켓에 갈 때도, 일을 하러 나갈 때도 늘 눈앞에 보이는 게 골프장이었다. 개인 최고 성적이 9오버파 81타인 파잘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골프를 치면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들의 꿈은 많은 경험을 쌓아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프로 골퍼가 되는 것이다. 사르와리는 “2012년에 우즈의 초청을 받아 두바이에 가서 우즈를 만났는데 정말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다”고 했다. ‘아프간의 행복한 골퍼’ 사르와리와 파잘의 도전은 28일까지 계속된다.

인천/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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