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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9.20 23:39 수정 : 2005.09.20 23:39

시즌 중단을 놓고 고심 중이던 박세리(28.CJ)가 끝내 '병가'를 제출하고 시즌을 접었다.

박세리는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사무국에 "부상으로 더 이상 대회를 출전할 수 없다"며 '메디컬 익스텐션'을 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메디컬 익스텐션'은 선수가 부상이나 병으로 시즌을 모조리 포기하고 내년에 투어에 복귀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것으로 투어 사무국 의무분과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박세리는 LPGA 투어 규정에 따라 올해 남은 대회는 출전할 수 없게 됐으며 소속사 CJ가 주최하는 제주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도 나올 수 없다.

LPGA 투어는 시즌 도중 '메디컬 익스텐션'을 제출하는 선수에게는 경기 출전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에서 치러지는 유일한 LPGA 투어 대회는 박세리의 소속사 CJ가 주최하는데다 박세리가 초대 챔피언이라는 점 때문에 '박세리 없는 대회'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박세리가 '메디컬 익스텐션'을 내고 시즌 잔여 대회를 포기한 것은 내년 시즌 전경기 출전권이 위태롭기 때문.

LPGA 투어는 장기간 전 경기 출전권을 갖고 있는 선수라도 1시즌에 15개 대회 이상 뛰지 않으면 이듬해 전 경기 출전권을 주지 않는다는 규정이 있다.


박세리는 올해 15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4개 대회에서 기권, 출전 경기수는 11개에 불과하다.

앞으로 4개 대회를 더 출전해야 1시즌을 뛴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으나 문제는 앞으로 남은 대회 가운데 박세리가 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는 많아야 4차례 뿐이라는 점.

박세리가 나갈 수 있는 대회는 이달말 열리는 오피스디포, 다음달 7일부터 열리는 롱스드럭스챌린지와 10월28일부터 개최되는 CJ나인브릿지클래식, 그리고 LPGA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 등이다.

삼성월드챔피언십, 미즈노클래식, ADT챔피언십 등 3개 대회가 더 있지만 상금랭킹 등으로 출전 자격을 제한한 탓에 박세리는 출전할 수 없다.

그러나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박세리는 빨라야 다음달 중순 이후에나 복귀가 가능하고 많아야 2개 대회 출전이 가능할 뿐이다.

이런 사정에 몰린 박세리가 내년 전 경기 출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가지 '메디컬 익스텐션'을 내는 것 뿐.

'메디컬 익스텐션'을 내 의무분과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선수는 10개 대회만 치러도 1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이미 올 시즌을 사실상 포기하고 내년 재기를 노리는 박세리로서는 내년 전 경기 출전권이 없다면 투어 생활에 큰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에 이번 '메디컬 익스텐션'은 그야말로 고육지책이 아닐 수 없다.

또 명예의 전당 입회에 필요한 시즌 인정도 이번 결정에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명예의 전당 입회 포인트를 모두 채운 박세리는 이제 '10시즌 현역 활동'조건만 충족시키면 되지만 연간 15개 대회 이상 출전해야 1시즌으로 인정한다는 규정에 따라 올해를 공칠 위기에 빠진 것이다.

시즌을 인정받지 못하면 박세리의 명예의 전당 입회는 미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시즌을 소화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메디컬 익스텐션'을 선택한 것은 다목적인 셈이다.

한편 박세리의 시즌 포기와 이에 따른 CJ나인브릿지클래식 결장 사태로 소속사 CJ와 박세리의 개인 매니지먼트회사 세마인터내셔널은 선수 관리에 혼선을 빚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박세리와 CJ를 연결해야 하는 세마인터내셔널은 박세리의 부상에 따른 시즌 인정 여부에 대한 고민 등을 CJ에 알리지 않았고 '메디컬 익스텐션' 제출 사실도 알아채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선수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세마인터내셔널 이성환 이사는 20일 당초 이달부터 투어에 복귀해 시즌 인정에 필요한 대회수를 채우려 했다"며 "갑자기 부상이 악화되면서 9월 대회에 출전이 어려워져 하는 수 없이 메디컬 익스텐션을 선택했고 급박하게 일을 진행하느라 소속사와의 협조가 원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J는 "박세리가 시즌을 포기한다는 말은 소문으로 들었을 뿐 사실이 아닐 것"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통보를 받았다.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는 박세리 자신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소속사와 팬들에게 적절한 해명없이 결행한 점도 '공인'답지 않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권 훈 기자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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