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4.04.15 18:38
수정 : 2014.04.15 22:31
‘골프 스승’ 부친 경찰폭행 논란 속
LPGA 롯데챔피언십서 첫승 도전
박인비(26)한테 아버지는 최고의 정신적 스승이다. 취미로 25년 골프를 쳐온 아버지 박건규씨를 통해 골프와 인연을 맺었고,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 시절 박씨가 직접 골프 가방을 메고 캐디 구실을 하면서 1부 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충고도 아버지가 해준 “모든 게 잘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꼽는다.
박인비는 지난달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아버지가 보는 앞에서 4오버파 292타 38위로 부진했다. 아버지 박씨가 국내에서 경찰을 폭행해 구속영장이 신청됐던 사건을 벌인 직후였다. 특유의 침착함 때문에 ‘돌부처’라는 별명을 가진 박인비지만 심리적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83야드)에서 열리는 롯데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은 박인비가 심리적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순위 1위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는 경기다. 박인비는 올해 한차례도 우승을 거두지 못했지만, 나비스코 챔피언십 이전 4개 대회에서 연속 톱10 안에 들 만큼 기복 없는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또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무려 13언더파 275타(공동 4위)를 기록했던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3~4라운드에서 연속 5언더파를 치기도 했다. 지난 10일 미국골프기자협회(GWAA) 최우수여자선수상을 타면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계기도 마련했다. 올해 대회에 디펜딩 챔피언이자 박인비의 ‘세계 1위’ 자리를 호시탐탐 노려온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이 출전하지 않는 점도 반갑다.
박인비 외에도 한국인 선수 28명이 출전해 엘피지에이 시즌 첫 우승을 노린다. 최근 대회에서 잇따라 상위권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쏜 박세리(37·KDB금융그룹)와 미셸 위(25·나이키 골프)를 주목할 만하다. 박세리는 올 시즌 나비스코 대회에서 공동 4위, 2주 앞서 열린 기아클래식에서도 공동 6위를 차지한 바 있다. 역시 나비스코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미셸 위도 유력한 우승 후보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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