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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4.04.14 19:16 수정 : 2014.04.14 21:14

왓슨, 마스터스 2년만에 탈환
어려운 환경에 솔방울로 연습
아들 입양·기부천사로도 유명
“괜찮은 선수라는 말 듣고싶어”
스피스·블릭스트 공동 2위에

공이 18번 홀컵으로 빨려들어가자 그는 허리를 굽혀 잠시 감정을 추슬렀다. 하지만 캐디를 껴안는 순간 절제됐던 감정이 솟구쳐 올랐고, 한참이나 캐디의 품에 안겨 흐느꼈다. “첫 우승(2012년) 때는 꿈이 현실이 된 듯했다. 두번째 우승을 하니 운명 같은 기분이 든다.”

14일(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35야드)에서 열린 78회 골프 마스터스 4라운드. 버바 왓슨(36·미국)은 3타를 줄이면서 8언더파 280타로 우승했다. 2012년 플레이오프 접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뒤 2년 만에 그린재킷을 되찾았다. 우승상금은 162만달러(16억8000만원). 역대 마스터스에서 두번 이상 우승한 17번째 선수도 됐다. 왓슨은 울먹이며 “매해 꾸준히 골프 투어 카드를 적어가면서 사람들에게 ‘괜찮은 선수’라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좋겠다”고 했다.

4라운드 초반은 약관의 조던 스피스(미국)가 이끌었다. 어려운 벙커샷을 버디로 연결시키는 등 7번홀까지 왓슨을 2타 차로 앞섰다. 하지만 경험은 무시할 수 없었다. 스피스가 8번, 9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하는 사이 왓슨은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전세를 역전시켰다. ‘아멘 코너’(11~13번 홀)는 쐐기의 홀이었다. 12번 홀(파3)에서 왓슨은 파를 기록한 반면 스피스는 티샷이 워터해저드에 빠지며 보기를 범했다. 지난해 왓슨이 12번 홀에서 티샷을 3차례나 물에 빠뜨리며 7오버파(셉튜플 보기)를 기록했던 점을 떠올리면 1년 만에 상황이 바뀐 셈이다. 왓슨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13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3타 차이로 타수를 벌렸다. 이번 대회 그의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305.62야드(1위)였다.

2년 전 첫 우승 당시 왓슨은 어머니와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농구 선수 출신(1m93)의 아내 앤절라가 막 입양한 아들 케일럽을 돌보느라 오거스타에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첫 데이트 때부터 불임을 고백했던 앤절라와 결혼한 왓슨은 2010년 아버지의 죽음 등을 겪은 뒤 입양을 결정해 태어난 지 한 달도 안된 케일럽을 아들로 맞았다. 왓슨은 경기 뒤 18번 홀 그린 위로 아장아장 걸어온 케일럽을 안고 볼에 뽀뽀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솔방울을 골프공 삼아 스윙 연습을 했던 왓슨은 상금의 상당액을 기부하는 기부천사로도 유명하다. 2011년에는 리키 파울러, 헌터 메이핸, 벤 크레인 등과 ‘골프 보이스’를 결성해 부른 노래를 유튜브에 올려 조회수 10만건당 1000달러를 기부하는 이벤트를 벌이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10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불참에도 올해 마스터스는 많은 얘깃거리를 토해냈다. 역대 마스터스 최연소 우승을 노렸던 스피스는 비록 우승은 놓쳤으나 그린 정확도(73.61%)에서 1위를 기록하며 차세대 골프 황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스피스와 함께 공동 2위(5언더파 283타)에 오른 요나스 블릭스트(스웨덴) 또한 마스터스 첫 출전에서 참가자들 중 유일하게 4라운드 내내 언더파를 적어내면서 잠재력을 뽐냈다. 오거스타가 왼손 골퍼에게 유리하다는 점도 드러났다. 왓슨을 포함해 최근 12년 동안 왼손 골퍼는 6차례나 오거스타를 정복했다. 최경주(44·SK텔레콤)는 공동 34위(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쳤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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