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10.18 20:34
수정 : 2013.10.18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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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주 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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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초대석’ 나와 1시간 강연
‘탱크’ 최경주(43)가 18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관훈초대석’에 나왔다. 한국 사회 대표적인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총무 오태규)이 주최한 관훈초대석에 스포츠 스타가 연사로 초청된 것은 처음이다.
1시간 동안 이어진 이날 강연에서 최경주는 최고 스타로 우뚝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과 환희 등을 특유의 달변으로 얘기했다. 강연의 주제는 열정이었다. 최경주는 강연을 시작하면서 참가자들에게 물음을 던졌다. “가슴 속에 열정이 끓어오르고 있냐”는 질문이다.
중학교 때까지 역도부 선수였던 최경주는 완도 수산고 때는 하고 싶은 역도를 하지 못한 채, 새로 생긴 골프부로 옮겨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골프채를 휘두른 순간을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아무 것도 모른 채로 골프채를 처음 휘둘렀던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공을 친 순간 마음 속에 번개탄 같은 불쏘시개가 일었다. 불타는 열정이 생겼고 꿈을 발견했다. 홈런을 친 것보다도 10배 이상 큰 희열을 느꼈다.”
천부적인 재능이 하나의 발화점을 만나 폭발한 것은 우연이었다. 최경주는 그 계기를 노력과 열정으로 살려나갔다. 그는 대충대충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했다. “세상에서 대충대충 한다는 말을 가장 싫어한다. 암벽 등반가들이 생명줄인 로프를 대충 거는 일이 없듯이 인생도 골프도 마찬가지다. 안일한 생각은 생사를 결정한다.”
그는 골프채의 예를 들었다. “골프채와 사람이 처음 만나는 과정이 그립을 잡는 것인데, 그립을 대충하는 분들이 있다. 공이 죽느냐 사느냐가 걸린 상황에서 대충해서는 안된다.” 골프백에 태극기를 새기고 다니는 최경주는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많이 생각한다. 어떻게 하든 한국을 알리고 싶다는 뜻이다.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스포츠 1위는 단연 골프다. 왜 골프장에서 밥을 먹었다고 하면 이슈가 되는지 모르겠다. 언론에 골프장이 비리의 온상으로 여겨지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 했다.
최경주는 “골프만큼 깨끗한 스포츠는 없다”고 했다. 1998년 브리티시오픈 당시의 사례를 들려줬다. 컷 탈락의 기로에서 연습라운드 때 잃어버린 공을 발견했고, 그 공으로 치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지만 정정당당하게 컷을 통과했다는 것이다. 최경주는 “이러한 것이 골프이고 스포츠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것이다”고 했다. 또 “이제는 골프가 돈이 드는 게 아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골프장도 오픈을 해서 일반대중과 친숙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날 강연에서 사회를 맡은 오태규 관훈클럽 총무는 “이날 강연은 한 마디로 ‘명불허전’이었다. 골프를 포함한 스포츠 전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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