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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3.10.17 19:16 수정 : 2013.10.18 08:49

최경주(44·SK텔레콤)

‘CJ 인비테이셔널’ 치른 최경주

‘미국 대 세계연합’ 맞붙는 대회
“한국서 골프 월드컵 열리는 것
갤러리들 붉은 악마 되어주길”

철저히 혼자인 외로움과 광활한 대지에 던져진 두려움이었다. 최경주(44·사진·SK텔레콤)가 지난 14년간 미국 생활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슬럼프에 빠졌을 때도 아니었고, 영어를 못해 무시당했을 때도 아니었다. 날카로운 매의 눈과 야생의 곰처럼 강한 체력을 갖고 있는 사나이도 단신으로 차를 몰고 경기장을 찾아가야 했을 때 두려웠다. “정말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어요. 물어볼 사람도 없고….”

16일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에서 <한겨레>와 만난 최경주는 여유가 있다. 지난주에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이름을 딴 ‘최경주-씨제이(CJ) 인비테이셔널’ 대회의 호스트로서 3년째 대회를 잘 치러냈다. 그의 관심은 2년 뒤 한국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대회로 쏠렸다.

“한국인들에겐 생소하지만 프레지던츠컵 대회는 골프의 월드컵이자 올림픽입니다. 전세계 230여개국에서 생방송으로 대회를 봅니다. 스트로크가 아닌 매치플레이이기 때문에 박진감과 스릴이 넘칩니다. 무엇보다도 한국의 브랜드와 이미지가 세계에 보여지는 대회입니다.”

최경주는 2015년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 대회에 개최국을 대표하는 선수로 세계연합팀의 단장을 맡을 것이 유력하다. 프레지던츠컵은 미국팀과 유럽을 제외한 대륙 연합팀의 대항전이다. 미국팀과 유럽팀 간의 라이더컵과 엇갈리게 2년마다 열린다.

최경주는 축구에서 붉은 악마가 외치는 ‘대~한민국, 짝짝~ 짝 짝짝’ 같은 구호와 응원가가 골프장에서도 울려퍼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프레지던츠컵은 지금까지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등 3개국에서만 열렸다. 한국 대회는 특히 아시아에서는 처음 열리고, 골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2016년 브라질 올림픽 한 해 전에 열린다.

최경주는 다른 골프스타처럼 아마추어 시절에 국가대표를 하지 못했다. 어릴 때 꿈이었던 역도 국가대표도 되지 못했다. 완도 섬 소년으로 크다가 완도수산고 1학년 때 역도부 절반을 새로 생긴 골프부에 강제로 배정하면서 철저히 ‘타의’로 시작한 골프였다. 하지만 이제 최경주는 한국 골프 역사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불우한 청소년과 골프 꿈나무를 위해 최경주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빈 잔’과 ‘계단’ 그리고 ‘잡초’가 저의 좌우명입니다. 빈 잔처럼 항상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낮춥니다. 어려움이 오거나 즐거움이 오거나 한결같이 한 계단 한 계단 걸어갑니다. 그리고 그 어떤 모진 바람에도 살아나는 잡초처럼 강한 의지를 유지합니다.”

최근의 부진에 대해 “우승 트로피는 결코 받으러 가는 것이 아닙니다. 노력하면 저절로 오는 것”이라고 한 최경주는 “앞으로 2년간 좋은 성적을 내서 ‘자력’으로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하겠다”고 굳은 의지를 보였다. 영종도/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국 골프의 ‘레전드’ 최경주 [한겨레캐스트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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