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3.07.11 19:12
수정 : 2013.07.1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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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옥희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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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세대 선수로 활약했던 구옥희(사진)씨가 10일 오후 4시께 일본 시즈오카현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57.
고인은 골프가 특별했던 1970년대, 한국여자프로골프 시대를 연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어렸을 때 부모를 잃고 오빠들과 생활했고, 75년 경기도 고양의 한 골프장 캐디로 일하면서 골프와 인연을 맺었다. 혼자 골프 스윙을 배우고도 탁월한 실력을 보이자 주위에서 선수로 나가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때마침 한국프로골프협회(KPGA)는 여자골프 활성화를 위해 여자부를 신설했고, 78년 한국 골프 사상 처음으로 여자들을 대상으로 프로테스트를 했다. 이때 프로테스트를 통과했고, 83년엔 일본 프로테스트에도 합격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에 데뷔했다. 이듬해 한국인 최초로 첫 우승을 일궈냈다. 국내 투어 20승과 더불어 일본·미국 등 해외 투어에서 통산 24승을 일궈내며 한국여자프로골프의 위상을 드높였다. 특히 8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한국 선수로는 첫 미국 무대 우승자로 개척자가 됐다. 하지만 당시 서울올림픽의 열기에 묻혀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2004년 한국여자프로골프 명예의 전당에 1호로 헌정됐고, 1994~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부회장, 2011~12년 11대 회장직을 맡기도 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는 “아직 유족과 연락이 닿지 않아 장례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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