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 LPGA 메이저 3연승
내달 브리티시오픈 재패땐시즌 4개 메이저대회 우승
사상 첫 ‘캘린더 그랜드슬램’ “이런 기회 자체가 큰 영광”
‘올해의 선수’는 사실상 확정 “유에스(US)여자오픈은 코스가 굉장히 어렵고 한번 우승하기도 너무 힘든 대회인데, 두번씩이나 우승해 너무 기쁘다. 베이브 자하리어스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이 큰 영광이다.” 1일(한국시각) 2013 유에스여자오픈 우승으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박인비(25·KB금융그룹). 자하리어스 이후 63년 만에 3회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 기록을 세운 그는 한달 남짓 앞으로 다가온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주변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 기회가 있다고 얘기를 하는데, 많이 신경쓰지 않으려 한다. 그런 기회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영광이고, 그런 위치에서 브리티시여자오픈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즐거운 일인 것 같다.” 이날 생중계를 맡은 <엔비시 티브이>(NBC TV) 아나운서가 올 시즌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겠느냐고 묻자 “오, 이제 제발 그랜드슬램은 그만 얘기하세요”라고 회피했다.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란 한 시즌에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석권하는 것을 말한다. 커리어(생애) 그랜드슬램 달성을 뛰어넘는 위대한 기록이다. 통산 25회 우승을 달성한 박세리도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우승하지 못해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을 아직 이루지 못했다. 이제 골프팬들의 최대 관심은 박인비가 8월1~4일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리는 시즌 네번째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할지 여부다. 물론 올해 처음 메이저대회로 승격한 에비앙 챔피언십(9.12~15)이 남아 있다. 이 대회까지 우승해야 캘린더 그랜드슬램인지에 대해선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쪽에서 확실한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인비는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박인비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해는 신지애한테 뒤져 우승을 놓쳤지만 2위를 차지했다. 유에스여자오픈에서 우승한 2008년 컷을 통과하지 못했으나, 이후 2009년 24위, 2010년 공동 9위, 2011년 공동 7위 등 갈수록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변덕스런 날씨 등 변수가 많아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기란 매우 어렵다. 하지만 박인비는 이번 유에스여자오픈까지 최근 3개 대회 연속 우승으로 절정의 샷감각을 보여주고 있어 기대를 부풀린다. 3개 대회 연속 우승은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이후 5년 만일 정도로 달성하기 힘든 기록이다. 박인비는 이번 유에스여자오픈 우승 원동력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샷, 퍼팅, 어프로치 등 전체적인 게임 면에서 크게 나무랄 게 없었다, 마음 상태도 안정적이었다.” 그는 이어 “어젯밤에 약간 긴장했다. (4라운드) 경기 초반에도 약간 긴장했다. 그런데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편안했다”고 했다. 박인비는 실제 멘털이나 샷 등 모든 면에서 안정적이다. 앞으로 남은 대회는 2개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모두 13개 대회다. 미키 라이트가 1963년 기록한 한 시즌 최다승(13승) 기록을 넘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쩡야니(2011년), 로레나 오초아(2008년), 카리 웹(2000년)이 달성한 시즌 7승 기록 깨기는 시간문제다. 최근 같은 상승세라면 2000년대 ‘골프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의 시즌 11승(2002년) 기록 경신에 도전할 만도 하다. 지난 시즌 상금왕과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 등 2관왕에 오른 박인비의 올해 목표는 ‘올해의 선수’였다. 그러나 캘린더 그랜드슬램 달성까지 목전에 와 있다. 1986년 메이저대회 3승을 올린 팻 브래들리는 “박인비의 경기를 모두 봤다. 샷이 좋고 퍼팅은 세계 최고 중 하나였다는 게 놀랍다. 그보다 더 뛰어난 것은 침착함이었다. 나머지 2개 메이저대회도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관련기사> ■ 박인비, 메이저 3연승…63년만의 대기록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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