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5.06.20 18:10 수정 : 2005.06.20 18:10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이 20일(한국시각) 유에스오픈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뒤 두손을 번쩍들어 환호하고 있다. 파인허스트/AP 연합


뉴질랜드 캠벨 이븐파 우승…우즈 2위-최경주 15위

파 퍼팅이 홀을 스치고 지나갔다. 멋적은 웃음을 띄운 뒤 보기 퍼팅을 넣은 마이클 (36·뉴질랜드)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그냥 모자를 푹 뒤집어쓴 채 눈물을 감출 뿐이었다. ‘마오리족 전사’의 후예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는 캠벨이었지만 유에스(US)오픈이라는 남자골프 최고봉을 오른 감격 앞에서는 눈물에 순응해야 했다. 마오리 전사들의 전투용 문신이 등에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우즈의 ‘붉은색 셔츠의 공포’를 이겨낸 것이다.

올 두번째 메이저대회의 주인은 타이거 우즈(미국)도, 비제이 싱(피지)도 아닌 뉴질랜드 원주민의 피가 흐르는 캠벨이었다.


캠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리조트 2번코스(파70·7214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105회 유에스오픈 마지막날 1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이븐파 280타로 누구도 예상못한 우승을 차지했다. 피지에이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차지한 캠벨은 우승상금 117만달러와 5년간 피지에이 투어 전 경기 출전권, 그리고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 출전권 등 푸짐한 부상을 받았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골프대회’로 꼽히는 이 대회에서 캠벨은 막판 무서운 기세로 2타차까지 따라붙은 ‘역전승의 달인’ 우즈의 맹추격을 따돌리며 세계골프계에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지난해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에게 4타 뒤진채 4라운드에 들어간 캠벨은 길게 자란 러프와 좁기만한 페어웨이, 흘러내리는 ‘솥뚜껑’ 그린의 함정을 이리저리 피하며 중반부터 선두에 올랐다.

12번홀(파4) 버디로 3타차 선두까지 내달린 캠벨의 추격자는 붉은 셔츠의 우즈. 우즈는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마오리 전사를 2타차로 쫓기 시작했다. 우즈는 17번홀(파3)에서 버디 기회를 맞았으나 어이없는 3퍼트를 하며 주저 앉았다.

1992년 오스트레일리아 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뒤 이듬해 프로에 입문한 캠벨은 95년 유럽프로골프 투어에 뛰어들어 그해 브리티시오픈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고질적인 손목 부상에 시달리며 부진의 늪에 빠져들었고, 98년에는 호텔방에서 골프채를 집어던지며 골프선수를 포기하고, 골프공 장사로 나서려 했다. 2001년 하이네켄 클래식, 2003년 아일랜드오픈에서 우승하며 재기하는 듯 했으나, 올해 피지에이 대회에서 무려 5차례나 컷 통과에 실패하며 수모를 겪기도 했다. 캠벨은 “내 골프인생은 그동안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구센은 11오버파 81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로 무너져 최종합계 8오버파 288타 공동 11위까지 떨어졌다.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