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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벨, US오픈골프 메이저 첫 왕관 |
'마오리 전사' 마이클 캠벨(36.뉴질랜드)이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골프대회'인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캠벨은 20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리조트 2번코스(파70.7천214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이븐파 280타로 우승했다.
1언더파 69타를 친 타이거 우즈(미국)의 맹추격을 2타차로 따돌리고 감격의 우승컵을 안은 캠벨은 이로써 올해 세계골프계에 새로운 스타로 우뚝 섰다.
뉴질랜드 원주민 마오리족의 피가 섞인 캠벨은 95년 유럽프로골프투어에 입문하던 해 브리티시오픈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촉망받는 기대주였지만 지난 2003년 통산6번째 우승을 따낸 뒤 부상 등으로 내리막길을 걷던 선수. 미국프로골프(PGA) 무대에서는 한번도 우승이 없었던 캠벨은 PGA 투어 첫 우승을 메이저대회에서 따내며 화려하게 재기의 나래를 폈다.
이번 우승으로 캠벨은 117만달러의 거금과 함께 앞으로 5년간 PGA 투어 전경기출전권, 그리고 나머지 3개 메이저대회 출전권 등 푸짐한 부상을 받았다.
캠벨은 또 63년 브리티스오픈을 제패한 봅 찰스에 이어 사상 두번째 메이저대회를 제패한 뉴질랜드인이 됐다.
우승을 확정지은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린 캠벨은 고국 동포인 우즈의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캠벨은 "내 골프 인생은 그동안 오르막과 내리막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이제는충분히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캠벨은 "홀을 향해 20차례도 더 되뇌었다.
집중하자, 집중하자, 그리고 또 집중하자고. 그리고 해냈다"고 덧붙였다.
3타차 단독 선두 레티프 구센(남아공)에 4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캠벨은 눈부신 그린 플레이로 경기 중반부터 리더보드 상단을 점령했고 차분한 경기 운영으로 우즈의 막판 추격을 뿌리쳤다.
12번홀(파4) 버디로 3타차 선두까지 내달린 캠벨은 15번홀(파3)에서 버디를 뽑아낸 우즈에 2타차로 쫓겼다.
승부는 17번홀(파3)에서 갈렸다.
캠벨에 앞서 경기를 치른 우즈는 17번홀에서 버디 찬스를 만들었지만 버디 퍼트는 홀을 1m 이상 지나쳤고 파퍼트마저 홀을 외면했다.
다시 3타차 리드를 잡은 캠벨은 우즈가 보기를 범한 17번홀에서 5m 짜리 버디퍼트를 떨궈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우즈는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냈지만 이미 타수차는 3타차로 벌어져 준우승(상금 70만달러)에 만족해야 했다.
우즈로서는 16번홀(파4)에서 1m 남짓한 파퍼트를 놓친데 이어 17번홀 3퍼트 보기가 너무나 뼈아팠다.
우즈는 세계랭킹 1위를 지켜내는데는 성공했으나 사상 첫 그랜드슬램 도전의 두번째 관문은 통과하지 못했다.
"퍼팅을 정상적으로 못했다"고 털어놓은 우즈는 "침체에 빠졌던 캠벨이 재기한것을 축하한다"고 패배를 시인했다.
6오버파 76타를 친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공동15위(9오버파 289타)에 올라 US오픈 최고 성적을 냈다.
특히 최경주는 마지막 18번홀에서 두번째샷이 그린을 지나쳐 보기 위기를 맞았으나 웨지로 친 칩샷을 그대로 홀에 꽂아넣으며 버디로 대회를 마무리, 박수 갈채를받았다.
마지막홀 버디로 순위를 끌어 올린 최경주는 공동15위까지 주는 내년 대회 본선자동출전권을 보너스로 받았다.
3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디펜딩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11오버파 81타라는 최악의 스코어로 무너져 합계 8오버파 288타로 공동11위까지 미끄럼을 탔다.
메이저대회에서 3라운드 선두에 나섰던 선수가 최종일에서 이처럼 무너진 것은92년 US오픈에서 길 모건이 81타를 친 사례가 있다.
이날 선수들은 한층 어려워진 핀 위치와 빠르고 단단한 그린에서 고전하면서 캠벨과 우즈, 그리고 스튜어트 싱크(미국) 등 단 3명만 언더파 스코어를 냈을 뿐 80타를 넘기는 선수가 속출했다.
3라운드까지 2위를 달려 '무명 반란'을 기대했던 제이슨 고어(미국)는 14오버파84타로 망가졌고 역시 공동2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던 올린 브라운(미국)도 10오버파 80타로 무너지고 말았다.
비제이 싱(피지)은 2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6오버파 286타로 공동6위에 올라 체면치레에는 성공했고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날 이븐파 70타를 치며 선전을 펼친 끝에 공동15위(9오버파 289타)를 차지해 2차례 US오픈 챔피언의 위신을 어느 정도 되찾았다.
그러나 작년 준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은 이날도 4타를 더 잃어 공동33위(12오버파 292타)로 처져 '빅4' 가운데 꼴찌에 그쳤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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