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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5.30 18:49 수정 : 2005.05.30 18:49

15번홀 2번 튀긴뒤 ‘쏙’‥ 소렌스탐 따돌려

한국선수 무승행진 코닝클래식서 마침표

“오 마이 갓!”

저절로 하나님을 부르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리고 펄쩍펄쩍 뛰었다. 누구도 그를 말리지 못했다.

30일(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코닝컨트리클럽(파72·6062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닝클래식 마지막날 4라운드는 한국 여자선수를 위한 무대였다.

프로 데뷔 3년차인 강지민(25·CJ)이 주연을 맡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 4관왕 이미나(24)가 조연을, 그리고 여자 ‘타이거 우즈’로 불리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멋진 조연 노릇을 했다.


4라운드 초반 강지민은 결코 주연이 아니었다. 선두 카린 이세르(프랑스)에게 3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선 강지민은 착실하게 점수를 줄여가며 중반부터 이미나와 함께 선두경쟁에 나섰다. 그러나 14번홀(파5)에서 3퍼팅으로 보기를 기록하며 이미나에게 2타를 뒤졌다.

15번홀은 125야드 파3홀. 앞의 4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 이미나가 티샷한 공은 홀에 1m 붙었다. 9번 아이언을 잡은 강지민은 야무진 표정으로 티샷을 했다. 포물선을 그리며 그린으로 날아간 공은 정확히 두번 튀기더니 깃대가 꽂혀있는 홀 속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홀인원.

티그라운드에서 초조하게 공의 궤적을 쳐다보던 강지민은 기쁜 나머지 제자리에 펄쩍펄쩍 뛰며 프로 데뷔 이후 첫 홀인원을 자축했다. 생애 5번째 홀인원을 결정적인 순간 맞이한 것이다.

강지민은 이어진 16번홀(파4)에서 버디를 기록하며 단독선두에 나섰으나, 17번홀(파4)에서 버디 퍼팅이 홀을 스치고 나와 파를 기록했고, 이미나는 5m짜리 버디 퍼팅을 기록하며 다시 공동으로 선두를 형성했다. 감기에 걸린 소렌스탐은 투혼을 발휘하며 17번홀까지 13언더파를 기록하며 강지민을 2타차로 압박했다.

377야드(파4)의 마지막 18번홀. 드라이버를 잡는 자신감을 보인 강지민은 티샷을 220야드를 날려 페어웨이에 안착시킨 반면, 이미나의 티샷은 오른쪽 러프에 빠졌다. 이미나는 4-온에 2-퍼트(더블보기)로 주저앉았고, 강지민은 2-온에 2-퍼트(파)로 15언더파를 유지했다.

뒷조(챔피언조)에서 친 소렌스탐이 이글을 기록하지 않는 한 강지민의 우승은 확정적이었다. 결국 소렌스탐의 세컨샷은 그린을 지나쳐 멈추었고, 이를 지켜보던 강지민은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만끽했다.

강지민은 이날 홀인원 1개, 버디 6개, 보기 2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정상에 올라, 지난해 10월부터 계속된 한국선수의 엘피지에이 무승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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