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마스터스골프대회 네번째 제패

타이거 우즈가 10일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벌어진 2005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우승한후 필 미컬슨으로 부터 그린 재킷을 받아 입고 있다 (AP=연합뉴스)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골프대회(총상금 700만달러)를 제패, 개인 통산 4번째 그린재킷을 입었다.

우즈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골프클럽(파72.7천270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4타를 줄인 크리스 디마르코(미국)와 12언더파 276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홀(18번홀)에서 버디를 뽑아내 정상에 올랐다.

지난 97년과 2001년, 2002년 3차례 이 대회 우승을 차지했던 우즈는 이로써 4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 타이거 우즈가 10일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2005 마스터스 우승후 그린 재킨 세리머니중 울먹이고 있다(AP=연합뉴스)

또 우즈는 지난 2002년 US오픈 이후 이어져온 메이저대회 10개 연속 무관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고 메이저 타이틀을 모두 9개로 늘렸다.

이와 함께 우즈는 지난 3월21일 비제이 싱(피지)에게 빼앗겼던 세계랭킹 1위를 22일만에 되찾았다.

우승 상금 126만달러를 받아 PGA투어 상금랭킹에서는 2위(368만7천90달러)로 올라서며 1위 필 미켈슨(미국.384만2천456달러)을 바짝 추격했다.

1∼2라운드에서 선두를 달렸던 크리스 디마르코(미국)는 이날 우즈와의 맞대결에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고 맞섰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해마다 이 대회 초반 선두권에 나서고도 우승까지 연결시키지 못했던 디마르코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챔피언과 최종 라운드에서 대결했지만 분루를 삼켰다.

그러나 2001년 10위, 2002년 12위, 그리고 작년 6위를 차지했던 디마르코는 이 대회 최고 성적을 내며 마스터스에 유난히 강한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1라운드에서 74타로 부진했지만 2라운드 66타, 3라운드 65타 등 36홀 동안 무려 13타를 줄여 단독 선두에 나선 우즈는 3타차 디마르코와 사실상 매치플레이나 다름없는 우승 경쟁을 벌였다.

최종 라운드에 돌입하자마자 우즈는 1번(파4), 2번홀(파5) 연속 버디를 떨궈 손쉽게 디마르코를 따돌리는 듯 했다.

하지만 디마르코도 '우즈 공포증'에 사로잡혀 쩔쩔 매던 예전의 모습이 아니었다.

	▲ 타이거 우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크리스 디마르코와 연장 접전끝에 승리를 거둔후 기뻐하고 있다. (AP/연합)

전반 9개홀 동안 나란히 버디 2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씩을 줄인 우즈와 디마르코의 본격적인 각축전은 사실상 아멘코너(11∼13번홀)에서 전개됐다.

10번홀(파4) 우즈의 보기를 틈타 2타차로 좁혀 들어간 디마르코는 11번홀(파3)에서 먼거리 버디 퍼트를 집어넣으면서 1타차로 바짝 추격했다.

12번홀(파3)에서 디마르코가 그린을 놓치면서 2ｍ 파퍼트를 실패, 다시 2타차로 처졌지만 14번홀(파4) 버디로 다시 1타차로 우즈를 압박했다.

15번홀(파5)에서 버디에 버디로 응수한 우즈와 디마르코의 승부는 16번홀(파3)에서 극적인 반전을 맞았다.

우즈의 티샷은 그린 왼쪽 러프에 떨어졌고 굴곡이 심한 그린에 꽂힌 핀과는 8ｍ거리. 우즈가 파세이브가 쉽지 않은 위기에 빠진 반면 디마르코는 3ｍ 버디 찬스를 맞아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신중하게 그린을 살핀 뒤 친 우즈의 칩샷은 홀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날아갔으나 그린에 떨어진 뒤 경사를 타고 절묘하게 홀쪽으로 흘렀고 컵 언저리에 2초 가량 멈췄다가 거짓말처럼 홀 안으로 떨어졌다.

신기의 칩인 버디에 놀란 디마르코의 버디 퍼트는 빗나갔고 2개홀을 남기고 타수차는 다시 2타차로 벌어졌다.

우즈는 "내가 지금까지 친 샷 가운데 최고였다"고 말할만큼 놀라운 샷이었다.

하지만 승부는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우즈는 17번홀(파4) 티샷 실수와 어프로치 미스로 보기를 범한데 이어 18번홀(파4)에서도 두번째샷을 벙커에 집어넣으면서 1타를 더 잃어 파행진을 벌인 디마르코와 연장전을 벌여야 했다.

투어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선두로 나선 33경기에서 역전패는 고작 3차례 밖에없는 '역전불허'의 신화를 쌓아온데다 연장전 6승1패의 뒷심을 발휘해온 우즈는 18번홀에서 벌어진 연장 첫홀에서 4.5ｍ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12시간 혈투를 마감했다.

디마르코는 4라운드 18번홀에서 그린 밖에서 친 칩샷이 홀을 돌아나온 것이 가장 뼈아팠다.

이날 우즈와 디마르코는 3라운드 잔여 9개홀에 이어 4라운드 18홀, 그리고 연장전까지 포함해 28개홀 마라톤 라운드를 벌였다.

마스터스에서 연장전에서 승부가 갈린 것은 이번이 13번째. 세계랭킹 5위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5언더파 67타를 때려내며 합계 5언더파 283타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와 함께 공동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 1위를 내준 싱, 지난 2003년 우승자 마이크 위어(캐나다) 등이 4언더파 284타로 공동5위를 차지했고 디펜딩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2타를 잃어 합계 3언더파 285타로 10위에 올라 겨우 '톱10'에 턱걸이했다.

'탱크' 최경주(35.나이키골프)는 버디 4개를 잡아냈으나 더블보기 1개와 보기 3개를 곁들여 1타를 더 잃었다.

최종합계 6오버파 294타로 대회를 마친 최경주는 공동33위에 그쳐 당초 목표로내세웠던 '톱10' 입상은 무산됐다.

대회 개막에 앞서 전문가가 꼽은 우승 후보 1순위에 올랐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븐파 72타로 4라운드를 마치며 합계 10오버파 298타로 꼴찌에서 4번째인 공동47위에 그쳐 체면을 구겼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