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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3.08 17:29 수정 : 2005.03.08 17:29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를 꿈꾸는 아프가니스탄의 젊은이들이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평화의 샷을 날리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이 8일 보도했다.

신문은 "아프간의 수도 카불 외곽에 있는 카불골프클럽이 20년간의 전쟁과 방치끝에 작년 봄 재개장했다"며 "이곳에서 50명의 학생들이 골프장 관리인 모하메드 아프잘 압둘로부터 골프를 배우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프간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정부 소유의 이 골프장은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조경관리인들은 바닥에 흩어진 엄청난 양의 무기와 파편들을 치우고 있고 코스를 둘러싼 몇몇 언덕 위에는 녹슨 러시아제 탱크가 아직 남아있다. 화려했던 클럽하우스는 커다란 철제 컨테이너가 대신하고 있다.

신문은 작년 9홀로 개장한 이 골프장의 페어웨이가 진흙탕의 경사면이고 그린은검은 자동차 기름을 모래에 뿌려 조성됐지만 러프만큼은 세계 수준급이라고 전했다.

40대 코치인 압둘로부터 골프를 배우는 학생들은 대부분 대학생 나이로 이곳에서 캐디일을 하며 게임당 3달러를 벌고 있다.

압둘은 "미국이나 영국에서 돈을 끌어들일 수 있다면 담장을 치고 외국인들이골프를 안전하게 칠 수 있도록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자신의 최우선 과제는 겨울마다 학생들을 상대로 무료 강습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잡지에서 타이거 우즈를 보고 매료된 19살의 모하메드 하셈은 "우즈처럼 챔피언이 되고 싶다. 그래야 아프간을 알릴 수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작년 1월 근30년만에 치러진 대항전에서 3위를 차지해 재능을 보였다.

70년대 초반 가족과 카르가호수 근처에 소풍을 왔다 미국 외교관이 골프치는 것을 처음 본 뒤 그로부터 골프를 배운 압둘은 수개월만에 클럽 대회에서 우승하면서재능을 인정받아 이 골프장에서 캐디마스터로 일했다.

그는 79년 공산당 집권과 6개월 뒤 소련의 아프간 침공 때 미국 스파이로 몰려 6개월 간 복역한 뒤 파키스탄으로 탈출, 택시운전사로 연명했다.

생활고 때문에 골프장에는 갈 수 없었지만 집에서 골프 연습을 하며 감각을 유지하던 그는 2001년 탈레반 정권의 붕괴를 계기로 카불로 돌아온 뒤 한달에 80달러를받는 조건으로 골프장 관리인으로 일하기 시작했다.

택시운전사보다 벌이가 적기는 하지만 그는 "학생들은 미래가 밝다"며 "학생들을 보면 내가 골프를 배우던 때가 기억나 젊어지는 것 같다"며 지금의 생활에 만족을 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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