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8.19 16:17
수정 : 2019.08.19 19:23
|
추신수가 1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대기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알링턴/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
마쓰이도 실패한 아시아 최초 기록 달성
|
추신수가 19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대기 타석에서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알링턴/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연합뉴스
|
지난해 11월 텍사스 레인저스 사령탑에 부임한 크리스 우드워드(43) 감독은 올 봄 스프링캠프 훈련 때 추신수(37)에게 “출근시간을 좀 늦춰줄 수 있겠느냐”고 부탁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2~3시간 이른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캠프장에 나타나는 팀의 최고참 추신수를 보면서 젊은 선수들이 여유를 갖지 못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사실 우드워드 감독과 추신수의 나이 차이는 6살에 불과하다. 하지만 추신수의 성실함은 후배들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다. 추신수는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콜라 빨리 마시기 게임을 사양해 화제가 됐다. 당시 그는 “예전에는 밥 먹을 때도 콜라를 함께 마실 정도로 좋아했지만, 몸에 좋지 않아 끊었다”며 진행자에게 양해를 구했다.
추신수의 성실함은 낯선 미국 땅에서 버텨내기 위한 간절함에서 비롯됐다. 부산고를 졸업하던 만 19살 추신수는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며 기량을 쌓았고, 마침내 24살이던 200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빅리그에서 그는 타격의 정확성, 파워, 안정된 수비, 정확한 송구 능력, 빠르고 재치있는 주루 능력을 갖춘 5툴 플레이어로 거듭났다.
그의 실력은 아시아 선수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돌파하는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으로 꽃을 피웠다. 2013년 12월, 텍사스는 7년간 1억3천만달러(약 1535억원)에 추신수를 영입했다. 계약 첫해 2014 시즌 타율 0.242 13홈런 40타점에 그치며 ‘먹튀’ 소리를 들었지만 이듬해 4할에 가까운 출루율(0.375)로 ‘출루 머신’의 명성을 되찾았고, 한 시즌 개인 최다 타이인 22홈런을 기록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특히 그해 7월22일 평생 한번 하기 힘든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
그의 기량은 30대 중반에 접어들며 만개하고 있다. 만 36살이던 지난해에는 아시아 선수 신기록이자 현역 최다인 52경기 연속 출루(5월14일~7월21일)에 성공했고, 이를 발판으로 데뷔 첫 올스타에 선발되는 기쁨도 누렸다.
올해는 지난 4월5일 개인통산 1500안타를 채웠고, 5월8일 1500경기 출장도 달성했다. 그리고 6월5일에는 통산 2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빠르진 않지만 정성 들여 한 발자국씩 전진해 세운 기록들이다.
그리고 19일 미네소타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2-3으로 뒤지던 7회말 상대 투수 샘 다이슨을 상대로 시즌 20번째 홈런을 터뜨리며 2017년(22개), 2018년(21개)에 이어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만 37살로 불혹을 앞둔 나이에 이룬 성과다. 3년 연속 20홈런은 아시아 최고의 거포로 평가받는 마쓰이 히데키(은퇴)도 정복하지 못했다. 마쓰이는 2004년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에서 31홈런을 터뜨리며 주목받았고, 2005년에도 23개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2006년 8개에 그치는 등 심한 기복을 보였다.
추신수는 남은 38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더하면 2010년, 2015년, 2017년에 기록한 22개 홈런을 넘어 한 시즌 개인 최다홈런을 달성하게 된다. 그는 올해 6.2경기당 1개의 홈런을 터뜨리고 있어 산술적으로 6개를 더 보태 26홈런도 가능하다.
추신수는 입버릇처럼 “나는 늘 부족한 선수”라고 몸을 낮춘다. 그 부족함을 철저한 몸관리와 성실함으로 채우며 더욱 단단한 반석이 되고 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