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9.03.29 07:42
수정 : 2019.03.29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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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즈백스와의 미국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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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
개막전 지배했던 왼팔투수 계보 이어
7-1로 앞선 6회말 타석에서 교체
다저스, 홈런 8개로 12-5 대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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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즈백스와의 미국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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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역대 개막전을 지배했던 다저스 왼팔 투수의 전통을 이었다.” <엠엘비닷컴>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류현진(32·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개막전 승리를 이렇게 평했다.
류현진은 29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1실점 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2001년 박찬호(당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이후 18년 만에 두번째로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거둔 쾌거다.
류현진은 이날 6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 1실점 했다. 7-0으로 앞서던 6회초 상대 애덤 존스에 좌월 1점홈런을 내줬지만, 13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하는 등 큰 위기는 없었다. 82개의 공을 던져 59개를 스트라이크로 꽂았다. 최고구속 153㎞를 기록했고, 포심 패스트볼과 컷 패스트볼(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을 두루 섞었다.
류현진이 갑작스럽게 개막전 선발을 맡았지만, 완벽하게 경기를 지배하며 역대 다저스의 개막전을 책임졌던 왼손 투수들의 계보를 이었다.
다저스는 그동안 샌디 쿠팩스, 페르난도 발렌수엘라, 클레이턴 커쇼 등 뛰어난 왼손 투수들을 개막전에 내세웠다. 2010년 이후에는 사이영상 3회 수상자인 커쇼가 개막전 선발을 도맡았다. 그러나 올해 커쇼가 부상으로 개막전에 등판하지 못하고 워커 뷸러, 리치 힐마저 나설 수 없게 되자 류현진이 중책을 맡았다.
일부 매체는 이를 두고 ‘플랜 D’라고 표현했다. <야후스포츠>는 앞서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 30명 중 19위로 중하위권에 분류했고, 이날 맞대결을 펼친 애리조나의 잭 그레인키는 8위로 평가했다.
류현진은 한국인 메이저리거로는 18년 만에 개막전 선발을 맡았지만 전혀 긴장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담감은 없었다. 캠프를 시작하고 몸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내 몸을 믿고 던진다는 생각으로 나갔다”고 밝혔다. 그는 “오늘은 제구를 포함해 다 괜찮았다”고 스스로 평하고 “타자들이 초반부터 점수를 지원해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류현진은 박찬호 선배와 비교되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며, “오늘 잘 마쳤기 때문에 다음 게임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류현진의 이날 승리에 대해 미국 언론들은 일제히 칭찬을 쏟아냈다. 일간지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의 다저스 담당 기자 빌 플렁킷은 “류현진은 해마다 개막전을 지배한 커쇼의 뒤를 이은 훌륭한 계승자”라고 밝혔고, 온라인 매체 <다저블루>는 “류현진이 대체 선수 이상의 훌륭한 투수임을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역시 “류현진이 부담을 전혀 느끼지 않았으며 완벽한 제구력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다저스 타선은 역대 개막전 최다기록인 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화끈하게 류현진을 지원했다.
이찬영 기자
lcy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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