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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8.07.17 21:00 수정 : 2018.07.18 01:34

고교야구 경기. 사진 공동취재단

[대한야구협회 심판위원장의 ‘갑질’]
두 심판 출퇴근 차량 기사로 부려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 집중 배정해
‘심판 배정 노출’ 부작용까지 생겨
술 마실 때는 귀가 때까지 대기시켜 놓기도
“별 생각없이 한 행동…책임지겠다” 해명

고교야구 경기. 사진 공동취재단
초·중·고교 등 아마 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협회 황아무개 심판위원장이 서울지역 대회 때마다 일선 심판들을 자신의 출퇴근용 운전기사처럼 부린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대한야구협회 복수의 심판위원 말을 종합하면, 황 위원장은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고교야구 대회 때마다 자신과 같은 경기 고양시에 사는 ㅎ심판과 ㅇ심판을 오전 출근과 심야 퇴근 때 운전을 시켜왔다. 한 심판은 “심판위원장이 자신의 차량은 집이나 야구장에 주차시켜놓고 심판들 차량으로 출퇴근해왔다”고 밝혔다.

목동야구장에서는 해마다 황금사자기, 청룡기, 봉황대기,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가 열린다. 황 심판위원장의 이런 행동 때문에 심판위원장 권한인 심판 배정 때 운전기사 노릇을 한 당사자인 ㅎ심판과 ㅇ심판이 번갈아가며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 집중적으로 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심판 배정은 참가 팀들이 모르게 철저히 비공개해야 하는데도 황 위원장의 출퇴근 운전기사 노릇한 두 심판이 첫 경기와 마지막 경기에 배정된다는 소문이 파다하게 났다. 심판 배정이 사실상 공개된 셈이다.

특히 황 심판위원장은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 목동야구장 인근의 심야 술자리에서도 심판들을 퇴근시키지 않고 대리기사처럼 대기시켜놓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 심판은 “황 위원장이 운전기사 노릇을 한 심판들을 술자리에 동석시켜도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거나 아예 밖에서 기다리게 한 적도 있다”고 폭로했다.

황 심판위원장은 올 들어 이런 행동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심판은 “지난해 말부터 심판위원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황 위원장이 올 들어 이런 행동을 중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위원장은 “2016년과 2017년 그런 일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은 그런 일이 없다”며 “목동야구장 주차료 때문에 이왕이면 집이 같은 방향이라 별 생각없이 그랬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이 때문에 심판 배정이 노출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술자리 대기와 관련해선 “두어번 그런 일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심판들 회식 자리에 (운전기사 노릇을 한 심판도) 동석한 것”이라며 “별 생각없이 한 행동이다.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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