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6.24 21:01
수정 : 2018.06.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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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왼쪽) 해설위원이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자신의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작성한 박용택을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엘지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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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혁(왼쪽) 해설위원이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자신의 프로야구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깨고 신기록을 작성한 박용택을 포옹하며 축하해 주고 있다. 엘지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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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도 2루타였다. 2002년 4월16일 인천 문학 에스케이(SK) 와이번스전이었다. 박용택(39·LG 트윈스)은 “그때도 우익수 쪽 2루타였는데 타구 질이 꽤 괜찮았다”며 웃었다. 그로부터 16년2개월이 흐른 2018년 6월23일 잠실 롯데전. 호리호리한 체형에 범생이 안경을 썼던 박용택은 구릿빛 피부에 콧수염을 기른 ‘터프가이’로 변신했다.
4회말, 2-7로 끌려가던 경기를 원점(7-7)으로 되돌려 놓은 2타점 2루타가 터졌다. 이번에도 우익수 쪽이었다. 순간 전광판에는 한국 프로야구 통산 2319번째 최다안타 신기록을 알리는 글이 새겨졌다. 그 뒤에도 2320번째, 2321번째 안타를 잇달아 기록했다.
박용택은 신인 시절부터 자신감이 넘겼다. 고졸보다 늦게 데뷔한 대졸 새내기였던 그가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달성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는 “그때부터 자신 있었다”고 말한다. 20대 때 3할 타율이 딱 한 번에 불과했지만 30살이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9년 연속 3할 타율과 100안타 이상을 기록 중이다.
박용택은 김용달 전 엘지 타격코치와 서인석 전력분석원 덕분이라고 했다. “인석이는 10년 넘게 내 훈련을 도와줬다. 비시즌 눈이 오는 날에도 타격훈련을 했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박용택은 한국 프로야구 전인미답의 3000안타가 목표다.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평균 160안타를 작성한 추세라면 4년 뒤 만 43살 때쯤 3000안타에 도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매우 어렵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양준혁의 안타 생산 추세는 은퇴 4시즌 전부터 2007년 149개, 2008년 107개, 2009년 82개, 2010년 34개로 눈에 띄게 떨어졌다. 반면 박용택은 2010년(111개)부터 되레 증가 추세다. 2016년에는 176개로 ‘커리어하이’를 찍었고 지난해에도 175개나 쳤다.
박용택은 3000안타보다 더 간절한 꿈이 있다. 바로 팀의 우승이다. 그는 “구단주님께 ‘우승할 때까지는 유니폼 입게 해달라’고 빌고 싶다”며 웃음 지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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